중견제약사 국제약품이 계열사 부진에 시름하고 있다. / 국제약품 홈페이지 캡쳐
중견제약사 국제약품이 계열사 부진에 시름하고 있다. / 국제약품 홈페이지 캡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견제약사 국제약품이 견고한 매출 흐름에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화장품 사업 등에 종사하고 있는 계열회사들이 미진한 성과를 이어오면서, 전체 기업집단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 그룹 핵심서 변방으로 밀려난 효림산업

지난해 연말 불법 리베이트가 적발돼 오너3세 남태훈 대표가 불구속 입건되는 등 홍역을 치른 국제약품. 1,200억대의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가고 있는 국제약품이 리베이트 파문이라는 돌발 악재 외에도 부진한 계열사들로 인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재된 사업보고서를 통해 파악되는 계열회사 모두 우량기업과는 다소 괴리가 있는 모습이다.

우선 주목할 만한 곳은 국제약품 다음으로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효림산업이다. 수처리 설비 등 환경설비를 전문으로 하는 이 회사는 한때 국제약품의 최대주주(23.67%) 역할을 해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 역할을 했던 곳이다. 한켠에서는 남 대표가 효림산업 지분 인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지만, 현재 최대주주는 또 다른 계열사인 우경(23.78%)으로 넘어간 상태다.

효림산업이 우경에 기존 지위를 넘겨 준 건 근래의 성적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 등 회사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0억을 넘던 연매출은 최근 500~700억대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30억원을 바라보던 영업흑자도 뒷걸음질을 치다 지난 2년간 12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화장품‧의료기기, 사업다각화 ‘시원찮네’

화장품 사업의 면면도 변변치 않다. 국제약품과 동일하게 남 대표가 공동대표로 있는 화장품 제조사 국제피앤비(국제P&B)는 적자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2015년 설립 이래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까지 총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이 쌓였다.

그마나 성장세를 이어오던 제아에이치앤비(제아H&B)는 국제약품의 품을 떠났다. 사업다각화 목적에서 이 회사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던 국제약품은 지난해 지분 전액을 처분했다. 매출 200억대 회사로 성장한 제아에이치앤비는 23일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지분 80%를 양수하면서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의료기기 사업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국제약품은 의료기기 도매사 케이제이케어(KJcare)를 설립하고 자회사(지분율 94.67%)로 두고 있는데, 2013년부터 지난 5년간 당기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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