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C와 계약을 맺은 일본 협력사가 위안부 후원 가방에 대해 금지령을 내려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LCC와 계약을 맺은 일본 협력사가 위안부 후원 가방에 대해 금지령을 내려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우리나라 굴지의 저비용항공사(LCC)가 한일관계 악화 기류 속에 난처한 상황을 맞고 있다.

최근 한 매체는 국내 LCC와 계약을 맺고 있는 일본 현지 협력사 FMG가 한국인 직원들에게 특정 가방을 들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FMG는 나리타공항에서 지상조업 및 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FMG가 금지한 가방은 위안부 후원으로 이름이 알려진 ‘마리몬드’ 제품이다. 마리몬드 가방을 금지한 이유는 정치적,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 물건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해당 가방의 디자인은 어떠한 정치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지 않다. 그저 판매 수익금의 일부가 위안부 후원에 사용될 뿐이다.

이처럼 황당한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해당 협력사 소속의 한국인 직원들은 이의제기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입사한지 1년 이내에 퇴사할 경우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하는 고용계약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은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관계의 연장선상에서 더 큰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최근 군사적 갈등으로 관계가 냉랭해진 상태다. 특히 위안부 문제 해결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명의 위안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며 반일감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당 보도의 댓글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묵인하고 있다며 비행기 티켓을 취소했다거나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특히 특정 항공사가 언급되고, 뒤이어 해당 업체의 실명이 거론된 후속보도가 나오면서 당사자인 제주항공은 난처한 상황을 맞게 됐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당 일본 협력사는 완전히 별도의 회사로, 내부 규정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우리에게 책임이나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만 계약을 맺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국내 항공사 역시 해당 협력사와 계약관계인 것으로 안다”며 자신들에게만 비판의 화살이 쏟아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실제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도 FMG와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FMG와의 계약기간이 언제까지인지, 협력사 교체 가능성은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엔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힐 수 없으며, 아직까지 협력사 교체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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