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양조가 여성을 비하하는 뜻이 담긴 욕설을 연상케 하는 마케팅으로 구설에 휩싸였다. / 보해양조 페이스북
보해양조가 여성을 비하하는 뜻이 담긴 욕설을 연상케 하는 마케팅으로 구설에 휩싸였다. / 보해양조 페이스북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향토주류 업체 보해양조가 욕설을 연상케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2018년 무술년을 떠나보낸다는 의미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데 사용되는 특정 문구를 활용한 것. 남혐, 여혐으로 대변되는 성별 갈등이 깊어진 작금의 현실을 도외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구는 보해양조가 지난해 연말 자사 페이스북에 기재한 한 게시물이다. 지난해 12월 31일 보해양조는 무술년 마지막 날을 떠나보내는 의미에서 ‘안녕!잘가라, XX年아’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 한 장을 업로드했다. 

게시물은 보해양조의 소주 브랜드인 ‘천년애’를 홍보하기 위해 이 회사 마케팅팀에서 제작한 것이다. 갖가지 안주와 16병의 천년애가 배경 이미지로 사용됐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접한 일부 소비자들은 “첫 실연을 당한 남성이 떠나간 전 애인을 향해 내뱉는 외마디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숫자와 한자로 적시하긴 했지만, 발음상 누구나 알만한 욕설로 읽히기 때문이다. 굳이 2018년에서 앞 두 자리 숫자를 생략해 표기한 것도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보해양조 측은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 수긍하는 입장이다. SNS 마케팅 대상인 젊은층에서 사용하는 은어를 사용하다 발생한 일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뜻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불편함을 느꼈을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는 마케팅에 있어 좀 더 신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가 된 게시물에 대해선 삭제할 뜻이 없음을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기재된 내용이라 내리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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