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1 16:06 (일)
[기자수첩] 카풀은 막고 요금은 인상… 택시, 이대로 좋은가
[기자수첩] 카풀은 막고 요금은 인상… 택시, 이대로 좋은가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9.02.11 1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본격 추진과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은 지난해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결과적으로 택시업계는 카풀을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택시기사가 2명이나 분신했고, 대규모 집단행동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에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고, 전면 백지화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이 다소 잠잠해진 가운데, 택시요금은 인상 소식이 들려온다. 서울시 택시요금은 오는 16일부터 기본요금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된다. 인상률은 18.6%다. 요금 인상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구와 광주, 울산 등은 이미 인상됐고, 경기도와 인천도 조만간 인상될 예정이다.

요금 인상 자체를 지적하고자 함은 아니다. 5년 만의 인상(서울시 기준)이고, 버스·지하철 등 다른 교통수단도 인상이 검토되고 있다. 물가 상승, 인건비 상승 등 인상배경도 충분히 납득할만하다.

하지만 소비자입장에서 씁쓸함을 지우기 어렵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끝끝내 막아낸 택시가 곧장 요금은 인상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막아버리고, 요금은 올려버리니 마치 ‘봉이 김선달’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택시업계의 카풀 서비스를 향한 우려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당장 충분히 준비됐는지 의문이고, 장기적으로는 또 다른 불공정 착취구조의 탄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고, 소비사가 훨씬 편해진다는 점이 반드시 선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택시업계가 그동안 보여 온 모습과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았다. 승차거부, 난폭운전, 불친절 등 택시를 둘러싼 여론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지 오래다. 대화에 나서기보단 분신과 집단행동이란 극단적 방법을 앞세운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택시업계의 행보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단 반발을 일으킨 이유다.

택시업계는 이번을 계기로 변해야 한다. 그동안의 부족함을 반성하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더 나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식으로든 살아남지 못할 뿐 아니라 발전과 성장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배달음식 시장을 보라. 과거에는 소위 ‘철가방’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만연해있었다. 음식은 위생적이지 않고, 배달원들은 친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배달앱’ 시장이 새롭게 열리면서 확 달라졌다. 소비자 입장에선 더욱 다양한 음식을 배달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됐고, 배달원과 음식점은 보다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물론 자영업자들의 지나친 경쟁이나 배달앱 업체와의 갑을관계 등이 우려를 낳기도 하지만, 얼마든지 개선 가능한 부분이다. 대신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시장이 생기지 않았는가.

택시도 마찬가지다.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면, 소비자들은 얼마든지 택시를 선택할 것이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데 불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택시를 잡는 것부터 쉽지 않고, 이동하는 내내 불편함과 불쾌함을 감수해야 한다면 소비자의 마음이 돌아설 수밖에 없다. 우선은 타고 싶은 택시가 돼야 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편하게 잡을 수 있고, 승차감이 좋고 안전하며, 결제가 편리하다면 누가 택시를 마다하겠는가. 애초에 추가요금을 내고 경유지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하거나, 여행 짐 등을 싣기 편한 SUV택시 또는 아이들과 함께 타기 좋은 카시트 택시를 운영하는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도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지 않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그것대로 풀어야한다. 택시 숫자를 줄이고, 사납금 제도를 손보고, 택시기사들에 대한 처우 및 복지를 강화하는 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승차거부와 골라 태우기, 과속과 불친절로 풀어서는 안 된다.

얼마 전, 지인들과 모인 자리에서 택시를 향한 성토대회가 열린 적이 있다. 당시 자리엔 택시기사 형을 둔 지인도 있었다. 그 역시 택시에 대한 불만이 많았는데, 형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형은 매일 아침마다 택시를 정말 깨끗하게 세차하고 청소해. 그리고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꼭 매고 운행을 해. 손님들에 대한 존중만이 아니라, 본인부터 자기 일을 존중하는 거야.”

택시를 떠올리는 순간 부정적인 생각보단 긍정적인 생각이 더 먼저 드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란다. 더불어 모든 택시기사 분들이 삶에 찌든 모습 대신 자신의 일과 생활에 자부심을 느끼며 손님을 웃음으로 맞이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다려본다.


해당 박스는 '광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