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집토끼 지키기' 전략에 충실한 행보를 보이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세를, 한국당은 상승 중인 지지율이 다시 떨어질까 우려 때문에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왼쪽부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집토끼 지키기' 전략에 충실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집토끼 지키기’가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극단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으면서다. 2020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집토끼 지키기’ 전략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무소속 손혜원 의원 지키기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지지세력이 대부분이 ‘친문(친문재인계)’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당시 민주당은 야권 공세에 적극 방어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손 의원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당 차원에서 투기 의혹에 대해 적극 옹호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김경수 지사의 경우, 민주당은 ‘법관 탄핵’ 카드를 꺼내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은 김 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성창호 판사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연루된 인사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성 판사가 여당의 ‘사법적폐 척결’ 움직임에 대해 저항하는 차원에서 김 지사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김 지사 판결문 관련 기자간담회와 대국민설명회를 열고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당은 김 지사에 대한 측면 지원 차원에서 전국 순회 예산정책협의회 첫 지역도 경남으로 선정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당의 ‘법관 탄핵’ 행보와 관련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한다.

한국당 역시 지지층 결집 차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주장도 다시 꺼내들었다. 여기에 한국당은 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도 적극 대응하지 않는 이유도 집토끼를 지키기 위한 행보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극우성향 지지층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설’을 믿는 추세다.

이에 일부 의원이 5·18 유공자를 겨냥해 ‘괴물 집단·폭동’ 등으로 규정해 폄훼 논란이 일었을 때도 당 지도부가 지지층 포섭 차원에서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라고 초기 대응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지도부가 일부 의원들의 5·18 유공자 폄훼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 ‘지지율’ 우려한 여야

민주당·한국당이 ‘집토끼 지키기’ 전략을 고수하는 이유는 정치권이 지지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지지율 하락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핵심 지지층만이라도 포섭하기 위해 다소 극단적인 선택도 서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지난 1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성인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1주차 주간집계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응답률 6.8%)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0.7% 오른 38.9%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1월 2주차(40.1%)부터 1월 5주차까지 민주당 지지율은 4주 연속 하락추세였다.

반면, 한국당은 최근 지지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리얼미터가 YTN에 의뢰해 지난달 7~11일 전국 성인 2,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응답률 6.6%) 1월 2주차 한국당 지지율은 23.9%였다. 이후 1월 3주차부터 2월 1주차까지 한국당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 11일 조사에서는 28.9%의 지지율을 기록해 민주당과 10%포인트 차까지 근접했다. (기사에 인용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럼에도 한국당은 재차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집토끼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은) 중환자실에 들어간 환자가 산소호흡기를 떼고 일반 병실로 옮겨진 상태”라며 당 분위기 쇄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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