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이 개발시행사로 참여하는 순천 선월택기개발 예정기구 전경. / 중흥건설
중흥건설이 개발시행사로 참여하는 순천 선월택기개발 예정기구 전경. / 중흥건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학교 이설 문제 등으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중흥건설과 순천시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하수종말처리장 이용과 관련된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순천시 “하수처리장, 중학교 이설과 결부는 어불성설”

최근 호남 지역의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선월지구 논란’은 한 중학교 이설 문제가 발단이 됐다. 중흥건설은 순천시가 신입생이 줄고 있는 삼산중학교를 구도심에서 신도심(신대지구)로 옮기는 조건으로 선월지구 개발에 필요한 하수처리장 이용을 허락했다는 주장인 반면, 시는 협약사항에 없던 일이라며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중흥건설과 순천시 등은 지난해 11월 신대지구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삼산중학교 이설을 주 내용으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구도심인 매곡동에 자리한 삼산중학교를 신도심인 신대지구로 이설해 새롭게 개교하기 위해서였다. 협약에 따라 중흥건설은 공사비 140억 원을 들여 학교시설을 건축한 후 학교부지(2만453㎡)와 건물을 도교육청에 기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업무협약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 양측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협약서에는 담기지 않았던 조건이 건설사와 시 양측에 오고갔다는 게 중흥건설의 설명이다. 중흥건설이 개발시행을 맡은 선월지구 개발에 필요한 하수 시설을 공급받기로 상호간에 구두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선월지구 하수를 인근의 순천 신대지구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지난 2017년 7월 당시 전영재 순천시 부시장이 중흥건설 사옥으로 찾아와 14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중학교 이설 건축비 기부를 부탁했다”며 “이 자리에서 선월지구 하수 처리 문제를 신대지구 하수처리시설과 연계를 분명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내용은 상호 합의하에 협약서에는 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 중흥건설 “1,361억 기부… 시가 가짜뉴스 양산”

하지만 중흥건설이 주장한 내용은 지켜지지 않았다. 시가 신대지구 하수종말처리장 이용을 금지한 것이다. 시는 “개발행위자인 중흥건설이 원인자부담 원칙에 따라 (하수종말처리장을) 건립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며 “중흥건설이 선월지구 하수종말처리장 문제를 삼산중학교 이설 사업과 결부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삼산중학교는 내년 3월 개교 일정을 맞추려면 최소 1년 전에 착공에 착수해야 하지만 현재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시는 삼산중학교가 예정대로 개교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며 제3의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다는 대안을 내놨다.

순천시가 사업자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중흥건설은 ‘행정권을 벗어난 월권적 행위’라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흥건설은 순천시가 지역사회 환원사업에 무관심하다는 주장에 대해 “선월지구 조성사업과 관련해 현금과 부지 등 모두 1,361억원 상당을 기부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지역 민심을 악화시켜 가짜뉴스를 양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