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불복’을 언급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당장 한국당 내부에서 또 한번 계파 갈등의 불씨를 지피게 됐다.

지난 19일 황교안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고, 김진태 후보도 “부당한 탄핵”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황·김 후보의 탄핵 불복 발언에 “우리 당은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당이 된다”며 반발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불복’은 한국당 2·27 전당대회 2차 TV토론회 장에서 나왔다. 전날(19일) TV조선 주최로 진행한 토론회에서 이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는 질문에 각각 O·X 팻말을 들어 답변했다.

황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게 있는지 입증되지 않았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과정에 절차적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후보는 탄핵 불복 이유에 대해 “(박 전 대통령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한) 형사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다. 객관적 진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 책임을 물어 탄핵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 역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하는 것은 스스로 국정농단 세력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국정농단 세력을 인정하면 한 발짝도 싸울 수 없다. 아예 (정당) 간판을 내리고 해체해야 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이들 두 주자의 ‘박 전 대통령 탄핵 불복’ 발언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다 보고 알고 있는데 굳이 그걸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건 사례에 맞지 않다”며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하는) 입장을 한국당이 견지해야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 마음을 얻을 수 있고 국민들의 지지도 얻을 수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황 후보가 ‘박 전 대통령 뇌물 수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미 헌법재판소 판결을 통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유가 밝혀졌다.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직접 금전적인 취득을 하지 않았지만,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게 어느 정도 밝혀졌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