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다. 파운드리 시장 3위의 미국 기업 ‘글로벌파운트리’의 사업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1위 기업인 TSMC는 불량 사태를 일으키고 있어서다.
파운드리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다. 파운드리 시장 3위의 미국 기업 ‘글로벌파운트리’의 사업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1위 기업인 TSMC는 불량 사태를 일으키고 있어서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파운드리 시장이 꿈틀대는 모양새다. 최근 시장 1위 기업이 연이은 불량사태로 타격을 받고 있으며, 미국 기업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 불량사태·매각설 나오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파운드리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파운드리 시장 3위의 미국 기업 ‘글로벌파운트리’의 사업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해부터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 위치한 반도체공장을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뱅가드인터내셔널세미컨덕터(VIS)에 매각했으며, 사업 인력 역시 전체의 5%를 축소했다. 또, 7나노(nm) 이하의 공정 개발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사업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파운드리 시장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두번의 불량 사고를 일으켰다. 최근 사고는 12나노와 16나노 공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비규격 화학물질이 투입되면서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최대 10만장의 불량 웨이퍼가 발생할 가능성을 언급하는 상태다. 이 수치는 1개 팹의 월 생산량과 유사한 규모다. 

지난해 8월에는 직원의 실수로 TSMC의 생산 설비가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 생산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TSMC가 고객사와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표하고 있다.  

◇ 비메모리 ‘3%’ 삼성·SK, 영향력 확대 가능할까

이 같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변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파운드리 등이 포함된 비(非)메모리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점유율은 3% 수준에 그친다. 

골든브릿지증권의 김장열 연구원은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지난 19일 김장열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후보는 제한적”이라며 “삼성전자와 중국 기업인 SMIC 정도다. 그러나 미중 분쟁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만 남는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얼마나 공격적, 탄력적으로 사업을 운영할지, 경쟁사와의 격차에 중점을 둘지에 따라 인수 여부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점유율은 △TSMC 50.8% △삼성전자 14.9% △글로벌파운드리 8.4% △대만 UMC 7.5% △중국 SMIC 5.1% 등이다. SK하이닉스는 순위권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상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게 된다면 시장 점유율은 23.3%까지 확대된다. 아울러 TSMC의 불량 사고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경우 점유율은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실적 공개 당시 고객 수를 기존 대비 40% 이상 추가 확보를 통해 안정적 사업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시키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를 설립했다. 이후 중국 우시 합작법인을 통해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