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부친이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과정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부친이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과정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고 손용우 선생에 대한 건국훈장 애족장 추서는 지난해 광복절에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손용우 선생의 배우자인 김경희 씨에게 직접 전달했다.

그때만 해도 손용우 선생과 김경희 씨가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부모라는 사실을 잘 몰랐다. 해당 내용은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에야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이후 손혜원 의원은 시민단체로부터 부정청탁금지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했다.

◇ 손혜원-피우진 만남 해석 제각각

이에 따라 검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측은 26일 복수의 매체를 통해 손혜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 일정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의혹 제기에 국가보훈처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개선된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기준에 따라 정상적으로 유공자 선정이 진행됐다는 것. 앞서 보훈처는 기존의 선정 기준과 달리 ‘광복 후 사회주의자도 독립유공자로 인정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그해 6월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심사기준이 바뀌면서 손혜원 의원 부친이 독립유공자로 선정되는데 발목을 잡았던 사유가 해소됐다. 손용우 선생은 1940년 서울에서 일제의 패전을 선전하다 체포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으나, 광복 후 조선공산당(공산청년동맹 서울지부 청년 단원)에서 활동한 이력 때문에 보훈심사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나서 7번째 심사에 도전했다. 손혜원 의원이 정권 교체로 여당 의원이 된 뒤다.

석연치 않은 만남도 포착됐다. 심사기준이 바뀌기 두 달 전인 지난해 2월, 손혜원 의원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의원실에서 만난 것. 이 자리엔 임성현 보훈예우국장도 있었다. 보훈예우국은 국가유공자 예우 정책과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부서다. 손혜원 의원은 부친이 사회주의 활동 경력으로 독립유공자 심사에서 탈락한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에 피우진 처장은 독립유공자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피력하며 재신청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뒤, 손혜원 의원 측은 부친의 독립유공자 신청을 했다.

국가보훈처는 손혜원 의원의 부친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국가보훈처는 손혜원 의원의 부친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해당 사실이 특혜 의혹으로 비화되자 국가보훈처는 “당시 보훈처는 사회주의 활동 경력이 있더라도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기여하지 않은 독립유공자는 포상할 수 있도록 심사기준 개정을 추진하고 있었다”면서 “피우진 처장과 손혜원 의원의 만남은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기준 개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연구용역을 마치고 전문가 의견까지 수렴한 상태였다는 게 국가보훈처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뒷말이 나오는 것은 손혜원 의원의 부친 얘기에 피우진 처장이 압박으로 느꼈을 가능성과 피우진 처장이 손혜원 의원에게 재신청을 권유한 것 자체가 다른 신청자와 비교할 때 특혜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보훈처가 독립유공자 선정 기준을 완화한 뒤 재심을 신청한 좌익 경력자 중 손용우 선생만 유일하게 심사를 통과했다. 여기에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 측은 “재심 신청에 따른 보훈처의 방문조사에서 다른 대상자들은 팀원이 찾아갔으나 손씨 측엔 팀장이 직접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의혹에도 손혜원 의원은 말을 아끼고 있다. 자신의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를 향해 “SBS 목포 홍보에 이어 중앙일보가 그립고 그리운 친정아버지 홍보를 시작한다”고 꼬집은 게 전부다. 확전을 경계하더라도 스스로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그의 명확한 해명은 검찰 수사를 통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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