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BAT코리아가 기존의 글로2를 개량해 새롭게 선보인 '글로 미니'. / BAT코리아
지난 4일 BAT코리아가 기존의 글로2를 개량해 새롭게 선보인 '글로 미니'. / BAT코리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BAT코리아가 신제품 ‘글로 미니’를 내놓고 격렬해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반격에 나선다. 하지만 출시 시기와 휴대성 등 타제품과의 경쟁에서 글로 미니만의 뚜렷한 메리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성공 가능성에 의문 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 죠즈12의 2배, 글로 ‘미니’의 무게감

일본 등 해외 브랜드의 신규시장 진입으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판세가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특히 올해 초 일본의 죠즈 상륙 후 BAT코리아가 휴대성을 강조한 신제품 ‘글로 미니’를 들고 나오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소형화 바람이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4일 첫 판매에 들어간 BAT코리아의 ‘글로 미니’는 이름 그대로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선보인 글로2의 ‘미니’ 버전으로 기존 제품 대비 무게를 20% 줄였다. 최근 여성 흡연가를 중심으로 들고 다니기 편한 디바이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8개월 만에 두 번째 글로2 시리즈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글로2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니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었다”면서 “소비자 의견을 수렴하고 제품 개발 기간을 거쳐 시장 상황에 맞게 신제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2 출시 후에도 10% 미만으로 추정되는 점유율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자, 서둘러 후속 제품을 내놓은 것으로도 비춰진다.

기제품인 글로2와 비교했을 때 이번 글로 미니가 작아진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경쟁제품을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보면 ‘미니’라는 수식어가 다소 어색하게 다가온다. 글로 미니의 무게는 85g.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코스3 멀티’(50g‧필립모리스)와 ‘릴 미니’(54g‧KT&G) 보다 과체중이다. 다음 달 국내 판매가 예정된 ‘죠즈12’(44g) 보다는 무려 2배 가까이 무겁다.

◇ 연타·스틱 호완성도 ‘글쎄’

업계 관계자는 “기존 글로2의 디자인 자체가 두툼한 편이라 그립감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번 미니 제품도 형체만 작아졌지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타사 제품 보다 가벼운 것도 아니며 연타 기능이 월등하지도 않다. 시기적으로도 좀 출시가 늦은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성능 중 하나인 연타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글로 미니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5회까지 연속 사용이 가능해 릴 미니(10회)와 아이코스3 멀티(10회) 보다는 뛰어난 ‘지구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국내에서 공식 판매에 들어간 ‘죠즈20’의 20회 연타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능이다.

스틱 호완성도 약점으로 꼽힐 수 있는 부분이다. 글로 미니는 글로2와 마찬가지로 자사 전용 스틱인 ‘네오’만 이용 가능하다. 반면 릴 미니와 죠즈는 KT&G의 ‘핏’과 필립모리스의 ‘히츠’의 호환이 가능해 스틱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또 기존 제품보다 5개월가량 늦게 출시하고도 권장 소비자 가격(10만원)이 비슷한 수준이어서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서지 못한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글로 미니는 완충까지 1시간만 걸려 타 제품 대비 배터리 충전 시간이 가장 짧다”면서 “출시 이틀째라 아직 시장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소비자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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