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당사자 징계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 때문이다. /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당을 무난하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과감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이는 황 대표의 오랜 공무원 생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최근 불거진 사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결정할 전망이다. 그의 선택 여부에 따라 한국당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황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당사자들의 징계 여부를 두고 당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빨리 징계 절차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반면, 당 지도부는 ‘보궐선거 이후’로 징계를 미루자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황 대표는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이 구두로 사의를 표명한 지 열흘이 넘도록 ‘사퇴 처리’ 여부에 대해 결정 내리지 못하고 있다. 황 대표 측은 ‘오랜 공직 생활의 영향’ 때문이라고 옹호하고 있지만, 당 내부 여론은 다르다.

한국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자리에서 사회자가 징계 절차가 늦어지는 상황을 지적하자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빨리 어떤 식으로든 (5‧18 폄훼 논란자에 대한 징계 여부) 결론이 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경태 최고위원도 지난 6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당이 갖고 있는 웰빙 정당, 수구 정당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벗지 않으면 어렵다. (이미지 개선을 위한) 첫 단추가 5‧18(징계 문제)”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우리당이 단호하고 조속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 악재 극복 험난 예고

황 대표의 앞날도 마냥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앞에 놓인 악재 극복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김학의 성접대 의혹 무마’ 사건도 악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와 김 전 차관이 경기고 1년 선‧후배이자 사법연수원 한 기수 차이인 점을 들어 2013년 3월 당시 김 전 차관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황 대표가 개입한 게 아니냐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회 행전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전날(14일) “통상적으로 경찰이 법무부 차관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보냈으면 장관에게 보고가 안 됐을 리가 없을 것 같다”면서 “(정확한 사안 조사를 위해) 특검이나 청문회 같은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황 대표는 15일, 해당 현안에 대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임명 당시) 검증 결과에 문제가 없다고 (당시에) 제가 들었다. 그 후 임명됐고, 임명된 이후 의혹 제기가 있자 본인이 사퇴했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그럼에도 여당 공세는 이어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김성태 의원 자녀 KT 특혜취업 의혹도 황 대표 앞에 놓인 악재 중 하나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김 의원 자녀의 공기업 특혜취업 의혹이 제기돼 황 대표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