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가 참고서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을 포함시켜 파문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교학사가 참고서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을 포함시켜 파문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과거 역사왜곡 교과서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교학사가 이번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 사진’을 참고서에 버젓이 게재하고 방치해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교학사가 지난해 8월 출간한 ‘한국사 능력점정고급[1·2급]’의 238페이지다. 조선 후기 신분제가 동요하던 상황을 설명하며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이 자료사진으로 게재됐다. 그런데 이 사진은 실제 방송 장면의 원본이 아닌 고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비하사진이었다. 극우 커뮤니티 ‘일베’에서 퍼진 이미지로 전해진다.

이러한 사실은 참고서가 출간된 지 7개월 만인 최근에서야 밝혀졌다.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한 것이다.

이에 교학사 측은 “편집자의 단순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며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온·오프라인에 배포된 교재를 전량 수거·폐기 조치하겠으며, 가족분과 노무현 재단에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문제가 된 사진은 특정 단어를 검색해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어서 ‘단순실수’라는 해명 또한 빈축을 사고 있다.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벌어진 파문이기에 더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파문은 교학사의 과거 행적과 맞물려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교학사는 2013년 뉴라이트 계열 인사가 집필한 한국사 교과서로 우편향 및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일제 및 친일 미화, 독립운동 폄하, 독재정권 옹호 등으로 거센 반발을 낳았다. 기본적인 사실관계의 오류 및 의도적 왜곡 역시 셀 수 없이 발견됐다.

또한 당시에도 교학사는 해당 교과서에 실린 자료사진의 절반 이상을 포털 사이트에서 2차 인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을 ‘사료 탐구자료’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번에 불거진 파문과 같은 양상이 이미 과거에도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교학사의 지워지지 않는 ‘극우 이미지’는 경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학사는 2010년 62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2012년까지도 54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 자신들이 만든 한국사 교과서가 채택율 0%를 기록하고, 출판사 이미지까지 추락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6년엔 매출액이 291억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한편, 본지는 교학사 측에 향후 재발방지 방안 등을 묻기 위해 접촉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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