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부동산 관련 의혹'으로 집중 공세를 받았다. / 뉴시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부동산 관련 의혹'으로 집중 공세를 받았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의혹’에 여야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난 것이다. 최정호 후보자는 ‘다주택 보유, 시세차익, 자녀 편법 증여, 갭투자’ 등 부동산 투자 관련 의혹을 받고 있다.

25일 열린 최 후보자 청문회는 야권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의 다주택 보유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박덕흠 의원은 후보자가 서울 송파‧경기 성남 분당‧세종 등에 아파트 또는 분양권을 가진 데 대해 “후보자가 (보유한 곳은) 모두 투기 관련 지역”이라고 꼬집었다. 이현재 의원도 최 후보자의 송파‧세종 지역 아파트를 두고 ‘투기 목적 구매’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도 최 후보자의 세종 지역 아파트 분양권에 대해 “국토부 2차관 때 당첨된 세종 아파트는 경쟁률이 15대 1”이라며 “차관이라 (당첨)됐는지 운이 좋아 됐는지 모르겠지만 일반 국민 눈높이에서는 투기 의혹이 많다”고 꼬집었다.

최 후보자가 지난 2월, 딸 부부에게 분당 지역 아파트를 공동명의로 증여한 점에 대해 여야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홍철호 한국당 의원은 “세금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고,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증여할 때도 딸과 사위에게 증여하다 보니 그것도 세금을 줄이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고 최 후보자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 ‘쏟아지는 의혹’에 등 돌린 여당

민주당은 최 후보자에 대한 각종 부동산 관련 의혹이 쏟아지자 ‘방어’와 '질타'를 병행했다. 여당 의원들의 공통적인 지적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최 후보자가 다주택 보유자인 점을 두고 “공직자로서 지혜롭지 않게 재산을 관리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철민 의원도 최 후보자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두고 “후보자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으로 약간의 흠집이 있다”고 비판했다.

강훈식 의원는 최 후보자가 딸 부부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시기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딸에게 (아파트를) 증여한다는 것은 국민에게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좀 잘못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2016년 차관 재직 시절 세종 지역 아파트 분양권 구매를 위해 빚을 냈다는 점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요즘 청년들은 정말 어렵고 집을 못 사고 있는데 차관은 빚을 내 집을 사고, 그 집이 숙덕숙덕 오르고 장관 지명을 앞두고 딸에게 증여를 한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거듭된 질타에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다주택 보유 사실에 대해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했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경기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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