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낼 당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임명을 앞두고 성범죄와 관련 “사실이라면 엄청난 부담이 된다”는 취지의 검증보고서를 작성했다가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낼 당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임명을 앞두고 성범죄와 관련 “사실이라면 엄청난 부담이 된다”는 취지의 검증보고서를 작성했다가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배후로 몰려 사퇴하기 전까지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당시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과 비리 감찰이 주요 업무였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가능성도 알고 있었다. 차관 임명을 앞두고 “(의혹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부담이 된다”는 취지의 검증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응천 의원은 25일 경향신문과 머니투데이 등 복수의 매체를 통해 “(보고서를 전달받은) 대통령 쪽에서 허위사실로 김학의를 무고한다는 반응이 나왔다”면서 “안봉근 전 비서관으로부터 ‘본인은 아니라는데 왜 자꾸 없는 일을 덮어씌우냐’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청와대가 김학의 전 차관이 연루된 별장 성접대 의혹을 인지하고도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실제 임명 배후설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하지만 조응천 의원은 청와대 외압설에 대해선 부인했다. 김학의 전 차관이 임명되기 전 경찰에 대통령이 헛발질하면 안 되니 수사는 계속하되 도와주라고 말했는데, 경찰에 그에 대해 철저히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검증 기간 동안 말이 없다가 청와대에서 김학의 전 차관을 임명한 다음날 동영상을 확보했다며 알려왔다는 게 조응천 의원의 설명이다. 때문에 그는 경찰이 내사 중이라는 첩보 내용으로만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기억했다.

조응천 의원의 폭로로 청와대 외압 의혹은 진실공방으로 흐를 전망이다.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외압 의혹으로 김학의 전 차관의 재수사 관련 수사 권고 대상에 오른 만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조응천 의원이 작성한 보고서는 곽상도 의원과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보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곽상도 의원은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소문을 통해 김학의 전 차관을 둘러싼 의혹을 알고 있었지만 당사자가 부인하고,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서 임명된 것이라며 자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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