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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자의 육아일기
[‘초보아빠’ 권기자의 육아일기㉗] 둘째아이를 가져도 될까요?
2019. 04. 16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둘째아이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저출산문제 해결을 위해 상당히 중요한 지점입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둘째아이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저출산문제 해결을 위해 상당히 중요한 지점입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사용된 이미지 출처=프리픽(Freepik)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어느덧 4월입니다. 요즘 들어 딸아이가 참 많이 컸다는 생각을 자주하는데,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딸아이에겐 첫 4월이네요. 아직 아기는 아기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저희 딸아이는 병원 한 번 갈일 없이 너무나 잘 커주고 있습니다. 낯가림도 없는 편인데다 애교까지 늘고, 놀기도 잘 놀아서 많은 예쁨을 받고 있죠. 100일 무렵엔 유모차에 태우고 외출했다가 대성통곡을 하는 바람에 진땀을 흘렸었는데, 요즘엔 외출은 물론 외식도 문제없습니다. 최근엔 제주도 여행도 무사히 즐겁게 다녀왔고요. 문화센터에서도 가장 왕성한 호기심과 활동성을 자랑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부쩍 큰 아이 덕분에 저희 부부의 일상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외식이 가능해지면서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친구 또는 지인과 자리를 갖는 것이 수월해졌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집안에서 아이와 씨름하는 것이 일상의 전부였던 아내는 “이제 좀 사는 것 같다”고 하네요.

제법 자란 딸아이와 함께 외출이나 외식, 여행 등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딸아이가 제법 자라면서 함께 외출이나 외식, 여행 등을 하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오늘은 요즘 저희 부부가 느끼고, 또 고민하고 있는 이야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바로 둘째아이 문제입니다.

사실, 저희 부부는 자녀계획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랐습니다. 외동으로 자란 저는 둘 이상의 자녀를 원했고, 삼남매의 장녀로 자란 아내는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는 주의였습니다. 다만, 저는 딸아이 출산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아내의 뜻을 보다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출산의 고통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여러 이유로 둘째에 대한 아내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뀐 겁니다.

아내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우선 주변에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입니다. 저희는 조리원 동기 모임이 잘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엔 언니나 형이 있는 아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 아이들이 서로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한 거죠.

아이가 부쩍 크면서 육아의 힘듦은 줄어들고, 아이로 인한 행복이 커진 점도 아내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습니다. 첫 아이는 여러모로 걱정과 서투름이 많았다면, 둘째는 보다 수월하게 즐기면서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도 하더군요. “육아는 행복한 지옥”이라는 말이 있다면서요.

처음부터 많은 자녀를 원했던 제 입장에서도 둘째를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물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더 큰 집이 필요로 하는 등 경제적인 문제에서부터 지금의 딸아이가 동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서적인 문제까지 고민되는 지점이 많습니다. 뭣 모르고 낳았던 첫째아이 때와 달리,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이 일이 얼마나 큰 일인지 너무나도 잘 실감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아이 하나로 얼마나 큰 행복을 마주할 수 있는지 또한 너무나 알고 있어 고민이 계속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진짜 고민은 다른 데 있습니다. 바로 아내의 직장문제입니다.

출산 후 육아휴직으로 1년을 모두 사용하기로 한 아내는 오는 8월부터 복직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아내가 원하는 두 살 터울의 둘째를 갖기 위해선 복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임신을 해야 합니다. 세 살 터울이라 하더라도 1년여 밖에 시간이 없죠. 주변 동료나 회사에 대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또 다시 1년 가까운 공백기가 불가피해 승진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걱정이 큽니다. 둘째아이의 경우 조금 일찍 복직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에 따른 보육문제가 뒤따르고요. 두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직장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작지 않습니다.

아내의 직장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걱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단, 아내가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자아를 성취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저희와 같은 문제를 비롯해 여러 어려움으로 둘째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문제 해결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출산 현상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발현하고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과 둘째와 셋째의 출생이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출생아수 잠정 통계를 보면 첫째아이는 17만6,700명으로 2017년 대비 1만1,100명(5.9%) 감소했습니다. 둘째아이의 경우 11만9,800명으로 2017년보다 14만1,000명(10.5%) 감소했고요. 해가 갈수록 출생아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둘째아이 이상의 감소율이 높게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의 경우 그 원인이 훨씬 복합적이고 해결 또한 쉽지 않습니다. 점진적으로 우리 사회가 지닌 여러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과 의지를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반면, 둘째와 셋째의 출생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해결이 이보다 쉽습니다. 적어도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의지는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첫째아이를 가진 적잖은 부부들이 저희처럼 둘째아이를 고민하게 되곤 하는데요.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들을 해결해주고, 각종 지원 또한 획기적으로 늘린다면 둘째아이를 결심하는데 있어 큰 힘이 될 겁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더 간단합니다. 1만 커플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게 하는 것이 쉬울까요, 첫째아이가 있는 1만 부부가 둘째를 갖게 하는 것이 쉬울까요.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각종 지원책들이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점이죠.

물론 지금도 다자녀가구에 대한 지원은 무척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둘째부터 다자녀혜택을 주고 있기도 하죠. 하지만 이것이 둘째를 갖는 것에 대한 고민을 덜어줄 정도인지는 잘 체감하지 못하겠습니다. 다자녀가구를 위한 편의 등 여러 혜택 뿐 아니라, 다자녀가구가 되기 위한 도움도 더 늘려야하지 않을까요.

둘째 이상의 경우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추가로 부여하거나, 육아휴직시 급여를 상향하는 등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된다면 당장 저희부터 둘째아이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