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핵무기 포기에 대한 북한의 징후를 보고 싶다고 말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맹비난했다. / 뉴시스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핵무기 포기에 대한 북한의 징후를 보고 싶다고 말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맹비난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북한 대미 외교의 핵심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다. 미국 협상단에서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대표적 강경파다.

실제 그의 발언 강도도 높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겨냥해 “멍청해 보인다”고 말할 정도다. 조선중앙통신은 최선희 부상이 “앞으로 계속 그런 식으로 사리분별 없이 말하면 당신네한테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며 볼턴 보좌관에게 경고한 사실을 지난 20일 보도했다.

최선희 부상이 문제 삼은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지난 18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 내용이다. 당시 볼턴 보좌관은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전략적 결정“과 “진정한 징후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선희 부상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면 두 수뇌(정상)분들 사이에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하여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북미 협상이 결렬된 이후 냉각 기류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북한 전문가들은 최선희 부상의 원색적 비난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려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일각에선 내부의 충성경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대해 “평양을 찾아와 비핵화를 애걸하고 뒤돌아서는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저질적인 인간됨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뿐만 아니다. 공개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회담에 또 관여하면 판이 지저분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선희 부상의 발언을 술책으로 판단했다. 그는 22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하고만 협상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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