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은 아약스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승리하지 못했다. /뉴시스·AP
손흥민이 빠진 토트넘은 아약스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승리하지 못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챔피언스리그의 남자’ 손흥민이 없는 토트넘은 창이 무뎠다. 모처럼 밟은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아약스를 홈으로 불러들이고도 0대1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점수 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손흥민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한국시각으로 1일 새벽 열린 토트넘과 아약스의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의 가장 큰 변수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난타전 양상을 보인 맨체스터 시티와의 8강 2차전에서 경고를 받았고, 누적된 경고로 4강 1차전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핵심 공격수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그를 대신해 에이스로 떠오른 손흥민마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토트넘은 대안적인 전술을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페르난도 요렌테를 중심으로 루카스 모우라와 델레 알리가 좌우 측면에 배치해 공격진을 꾸렸다. 중원은 대니 로즈와 키어런 트리피어가 좌우 측면에 배치됐고,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함께 올 시즌 출전기회가 줄어들었던 빅터 완야마가 중앙을 책임졌다. 쓰리백은 얀 베르통언, 다빈손 산체스, 토비 알더베이럴트, 골키퍼는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플랜B도 아닌, 플랜C 혹은 플랜D에 가까운 전술 및 선수구성으로 나선 토트넘은 고전했다. 홈인데도 불구하고 주도권을 내준 채 전반 14분 만에 선제골까지 허용했다. 이후에도 답답한 경기양상이 이어진 가운데, 베르통언과 알더베이럴트가 충돌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이로 인해 주축 수비수 베르통언이 교체 아웃됐다.

베르통언 대신 무사 시소코가 투입되면서 후반전은 보다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필요한 골은 나오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 번뜩이는 슈팅으로 마무리를 지어주던 손흥민이 그리운 순간이었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없는 토트넘은 공격에 변화를 줄 카드도 없었다. 교체선수 명단에 정통 공격수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벤 데이비스와 후안 포이스를 투입해 측면에 변화를 주는 것이 최선이었다. 물론 이러한 교체투입도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결국 무딘 창끝으로 아약스를 뚫지 못한 토트넘은 1차전을 0대1 패배로 마무리해야 했다. 다가오는 2차전이 네덜란드 원정으로 펼쳐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승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바로 손흥민이다. 각종 외신 및 축구계 인사들도 2차전의 최대 변수이자 토트넘의 희망으로 손흥민을 꼽고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토트넘의 4강 진출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조별리그에서는 큰 수훈이 없었으나, 16강부턴 손흥민이 팀을 이끌었다. 익숙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1차전 선제골을 기록하며 팀의 완승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진 8강에선 1차전 선제 결승골에 이어 2차전 2골을 기록하며 모두의 예상을 깨고 토트넘의 4강 진출을 현실화시켰다.

영웅은 난세에 탄생한다는 말이 있다. 토트넘 입장에선 결승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지만, 어쩌면 영웅이 탄생하기 위한 복선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손흥민은 영웅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다.

토트넘과 아약스의 2차전은 오는 9일 새벽 열린다. 손흥민은 과연 토트넘을 구단 역사상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로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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