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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난시대’] 전직 총장들이 검경수사권 힘 뺐다
[경찰 ‘수난시대’] 전직 총장들이 검경수사권 힘 뺐다
  • 소미연 기자
  • 승인 2019.05.13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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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의 입지가 좁아진 모습이다. 전직 경찰총장들이 각종 혐의로 구속되거나 구속 위기에 처하면서 사실상 여론전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현오·이성한·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 뉴시스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의 입지가 좁아진 모습이다. 전직 경찰총장들이 각종 혐의로 구속되거나 구속 위기에 처하면서 사실상 여론전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현오·이성한·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시기가 공교로웠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정국이 예민해진 상황에서 전직 경찰 총수들이 구속 위기에 처했다. 뿐만 아니다. 전 정부에서 정보 경찰로 활약한 인사들에게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다. 구속 여부는 빠르면 오는 15일 결정될 전망이다. 결과와 상관없이 “국민을 위한 경찰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는 게 민갑룡 경찰청장의 주장이지만, 내부의 속사정은 사뭇 달랐다. 왜 하필 지금이냐는 것이다.

◇ 전직 총수들의 잇단 구속 위기에 ‘볼멘소리’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지난 10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특별대담을 가진 다음날이다. 경찰 측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특별대담에서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입장이다. 사실상 검찰이 반대 입장을 나타내자 문재인 대통령은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검찰이 여론전에 돌입하면서 의도적으로 ‘경찰 흠집내기’를 하고 있다는 게 경찰 측의 판단이다. 실제 경찰 안팎에선 전직 총수 2명이 동시에 영장심사를 받게 된 것은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경찰청장 출신으로 신분이 확실하고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것은 망신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품게 했다.

물론 검찰은 “영장 청구 시점을 임의로 조정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은 민주사회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중대 범죄”인 만큼 “사건 처리를 미룰 수도 없고 미룬다고 될 일도 아니”라는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영장 심사를 앞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2012년 5월부터 10월까지, 이철성 전 경찰청장은 이듬해 4월부터 12월까지 경찰청 정보국장으로 근무했다. 이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진보 성향 인사들을 불법 사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친박계 당선을 위해 선거정보 수집 및 대책을 수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박화진 경찰청 외사국장과 김상운 전 경북지방경찰청장도 함께 영장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두 사람은 각각 강신명 전 청장 재임 시절에 청와대 치안비서관, 경찰청 정보국장을 지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직 경찰 총수들의 영장 심사를 앞두고 “국민을 위한 경찰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선 “국회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국민의 뜻에 따라 입법이 이뤄지리라 생각한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전했다. / 뉴시스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직 경찰 총수들의 영장 심사를 앞두고 “국민을 위한 경찰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선 “국회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국민의 뜻에 따라 입법이 이뤄지리라 생각한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전했다. / 뉴시스

문제는 경찰 지휘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김학의 사건에서도 전직 총수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성한 전 경찰청장이 경찰 수사팀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임이었던 김기용 전 경찰청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것이나, 당시 경찰청 지휘 라인이 전보 또는 좌천된데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학의 사건 수사 책임자인 김학배 수사국장은 울산청장으로, 수사를 지휘한 이세민 수사기획관은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으로, 수사 실무를 맡았던 이명교 특수수사과장은 국회경비대장으로 발령받았다. 이성한 전 청장은 수사가 본격화되자 몸담고 있던 법무법인 광장 고문 자리에서 물러났다.

◇ 민갑룡 경찰청장 “국민 뜻에 따라 수사권 조정” 

이와 별개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 조직을 동원해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뿐만 아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은 함바비리로 실형을 확정 받았고, 어청수 전 경찰청장은 광우병 파동에 따른 촛불집회 당시 일명 ‘명박산성’을 쌓아 시민들의 비판을 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경찰청장이 각종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이로써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부 불만이 많아도 표면으로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기본 관점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국민의 뜻에 따라 수사권이 행사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국회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국민의 뜻에 따라 입법이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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