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가 압류 및 몰수 조치한 북한 최대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AP-뉴시스
미 법무부가 압류 및 몰수 조치한 북한 최대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이 1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압류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에서 가장 큰 화물선 중 하나로 석탄수출과 중장비 반입 등에 사용돼 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의 무역짐배(화물선)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조선 제재결의와 저들의 대조선 제재법들에 걸어 미국령 사모아에 끌고 가는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를 감행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이번 처사는 최대의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식 계산법의 연장”이라면서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을 공약한 6·12 조미 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AP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 당국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미국령 사모아 파고파고 항구에 정박시킨 뒤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9일(현지시각) 미 법무부는 대북제재 위반 등을 이유로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압류 및 몰수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이 국제제재를 이유로 북한 선박을 압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조치는 최근 단행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적 성격이 크다. 사실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미국 법원의 압류결정은 지난해 7월 이미 내려져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실제적인 압류를 하지 않았고, 해당 화물선은 인도네시아 당국에 의해 최근까지 억류돼 있었다. 그러던 차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인 지난 9일 미 법무부의 조치가 내려졌고, 11일 실질적인 압류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소리방송(VOA)은 “미국 검찰이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몰수 소송을 제기하면서 미 사법부를 통한 새로운 대북 압박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며 “최근 들어 미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을 포함한 미 사법기관들이 나서 대북제재 위반 사례 등에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비핵화 협상 전 대북제재를 완화할 뜻이 없음을 미국 측이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 외에,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라는 큰 틀의 협상기조를 바꾸지 않고 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의 와이즈 어니스트호 송환요구에 대해 “내놓을 입장이 없다”며 직접적인 대응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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