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구미시 산호대로에 위치한 LG전자 구미공장은 1975년 2월부터 올해로 45년째 TV를 생산해 온 LG전자 핵심 생산기지다. /LG전자
경상북도 구미시 산호대로에 위치한 LG전자 구미공장은 1975년 2월부터 올해로 45년째 TV를 생산해 온 LG전자 핵심 생산기지다. /LG전자

시사위크|구미=최수진 기자  “구미공장은 TV 혁신 일선에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프리미엄 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OLED TV’를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롤러블 OLED TV도 올 하반기 여기 ‘구미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는 구미공장

기자는 지난 14일 LG전자의 구미사업장을 찾았다.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OLED(올레드) TV’ 생산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LG전자는 구미사업장 내 3개 공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A3공장’에서 올레드TV를 생산하고 있다. A3공장은 연면적 12만6,000㎡ 규모로, 3개의 TV 생산라인, 신뢰성시험실 등을 갖추고 있다. 나머지 2개 건물은 각각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 제품·부품 창고로 사용 중이다.

A3공장 입구로 들어가기 전, 일부 부품은 공중에서 내부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간 제약을 줄이고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모듈, 백커버 등이 생산라인 안쪽으로 들어가게 되면 본격적인 올레드TV 조립이 시작된다. 

LG전자는 구미사업장 내 3개 공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A3공장’에서 올레드TV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LG전자는 구미사업장 내 3개 공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A3공장’에서 올레드TV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이날 생산라인 설명을 담당한 천정훈 LG전자 HE생산담당 선임은 “모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올레드TV는 12초마다 1대씩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양쪽에서 두 개의 로봇 팔이 움직이고 있었다. 올레드TV가 벽에 걸릴 수 있도록 공중에서 들어온 부품을 올레드TV 뒷면에 장착하는 것이 로봇의 역할이다. 이후 모든 작업은 사람이 담당한다. 

라인의 모든 과정은 대부분 부품과 부품을 연결하는 것이다. 작업자들은 지정된 곳에 관련 부품을 체결하고, 모든 부품의 조립이 끝나면 TV의 형태를 띄게 된다. 이후 생산라인에 설치된 카메라가 조립이 완료된 올레드TV를 일일이 스캔해 설계도면 대비 누락된 부품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조립이 완료된 올레드TV는 품질검사가 진행된다. 두 번째 단계인 품질검사공정에서는 제품정보 입력, 와이파이/블루투스 기능검사, 완벽한 색 표현력을 위한 자연색 조정, 화면 검사, 제품충격검사, 검사결과 판정, 출하모드 설정 등 올레드 TV의 주요 기능을 자동으로 검사한다.
 
마지막 포장공정에서는 고객들에게 최상의 올레드 TV를 전달하기 위해 포장부품과 포장 테이프 부착 상태까지 일일이 점검한다.

◇ 포장도 다 뜯어내고 ‘신뢰성 실험’하는 까닭

생산라인 옆 800제곱미터 규모 공간에는 수백 대의 올레드 TV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신뢰성 검사를 위한 곳이다. /LG전자
생산라인 옆 800㎡ 규모 공간에는 수백 대의 올레드 TV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신뢰성 검사를 위한 곳이다. /LG전자

생산라인 옆 800㎡ 규모 공간에는 수백 대의 올레드 TV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이 곳은 포장공정이 끝난 올레드TV가 제품 창고로 이동하기 전 품질테스트를 진행하는 신뢰성시험실이다.

연구원들은 포장된 상태로 제품을 받는 고객의 관점에서 포장이 끝난 올레드 TV 가운데 무작위로 제품을 선택해 박스를 직접 개봉하고 제품을 설치한 상태에서 올레드 TV의 품질 검사를 진행한다. 올레드TV는 총 두 번의 포장을 거치는 셈이다. 

신뢰성 실험에 대한 설명을 담당한 권영현 LG전자 HE구미품질보증팀 책임은 “시그니처 올레드TV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전수 조사를 진행한다”며 “기본 검사가 끝난 박스를 그대로 옮겨와 해체한다. 양산 모델의 경우 48시간 실험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각 제품들은 실제 고객의 사용 환경과 유사한 상태로 48시간 동안 품질점검을 받는다. 1층과 2층에 각각 위치한 신뢰성시험실에서 모든 기능시험, 고온시험, 음질시험 등을 실시한다. /LG전자
각 제품들은 실제 고객의 사용 환경과 유사한 상태로 48시간 동안 품질점검을 받는다. 1층과 2층에 각각 위치한 신뢰성시험실에서 모든 기능시험, 고온시험, 음질시험 등을 실시한다. /LG전자

각 제품들은 실제 고객의 사용 환경과 유사한 상태로 48시간 동안 품질점검을 받는다. 1층과 2층에 각각 위치한 신뢰성시험실에서 모든 기능시험, 고온시험, 음질시험 등을 실시한다.

신뢰성시험실을 가득 채운 올레드TV는 방송 수신 등 기본적인 기능을 점검한다. 지난해부터는 품질 오류를 자동으로 탐색하는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연구원들은 육안으로 불량 제품을 직접 발견하거나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불량 제품을 선별해 낸다.

외부 소음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된 무향실(無響室)에서는 올레드 TV로 가장 작은 소리부터 가장 큰 소리까지 잡음 없이 깨끗한 음질을 구현하는지 점검한다. ‘전 기능 시험실’에서는 연구원이 매뉴얼에 포함된 올레드 TV의 모든 기능을 하나하나 구현하며 점검한다. 특히 올레드 TV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버전이 업데이트되면 전원 작동부터 인공지능 기능까지 일일이 점검해야 해 최대 2~3일 가량 소요된다.

40도 고온에서도 실험이 진행된다. TV는 실내에서 사용하더라도 고온 환경에서 제품 수명이 줄어들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일주일 내내 고온 시험실에서 품질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 LG전자, 올레드TV 대세화 앞장선다

글로벌 올레드TV 시장규모는 2013년 4,000대 수준에서 올해 36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IHS 마킷에 따르면, 전세계 15개 TV 업체들이 잇따라 올레드TV 진영에 합류하면서 향후 5년 내 전세계 TV 매출 가운데 올레드 TV 비중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이 같은 올레드TV 대세화를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역별 수요 증가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한국 구미를 비롯, 폴란드 므와바, 멕시코 레이노사, 러시아 루자 등 9곳에 올레드 TV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LG 올레드 TV의 모든 생산라인은 현재 풀 가동 중이다.

올레드TV 누적 출하량은 지속적인 판매 증가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업계처음으로 4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LG전자 HE생산담당 박근직 상무는 “LG전자만의 철저한 품질 관리로 최상의 올레드 TV를 제공해 왔다”며 “프리미엄 고객 수요 증가, 플랫폼 변화 등에도 철저히 대비해 LG 올레드 TV의 프리미엄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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