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제재에 묶여 있는 가운데, LCC업계 구도 재편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진에어가 제재에 묶여 있는 가운데, LCC업계 구도 재편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에어부산이 항공기 기단 규모에서 진에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진에어 제재에 따른 LCC업계 구도 재편이 점차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에어부산은 최근 A321-200 항공기 1대를 추가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에어부산은 총 2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됐다. 티웨이항공 역시 올해 들어 26대의 항공기를 운영 중이다. 이는 LCC업계에서 ‘양강구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왔던 진에어와 같은 규모다.

물론 기종에 따른 차이도 크고, 노선 및 수익성도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항공기 대수만으로 절대적 비교는 어렵다. 다만, 확연했던 차이가 좁혀진 점과 그 배경이 뚜렷하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2010년만 해도 진에어는 19대의 항공기를 운영하며 16대의 에어부산이나 12대의 티웨이항공에 비해 앞서 있었고, 22대의 제주항공과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2015년에도 진에어는 27대,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24대와 20대를 운영한 바 있다.

이처럼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이 진에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이 제주항공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굳혀가고 있다. 현재 제주항공의 항공기 운영대수는 42대에 달한다.

이러한 업계 상황은 진에어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국토교통부 제재가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진에어는 지난해 시작된 제재로 인해 신규 항공기 도입은 물론 노선 확보도 원천 차단된 상태다. 당장의 실적이나 수익성에서는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에어부산·티웨이항공과 항공기 운영대수가 같아졌다는 점은 이러한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더욱 주목할 점은 앞으로의 변화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은 올해 추가 항공기 도입 또한 세워둔 상태다. 하지만 진에어는 제재 해제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미 알짜 신규 운수권 배분에서도 배제된 바 있는 진에어의 경쟁력 약화로 인해 업계 구도 재편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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