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재제 해제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진에어 주가가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뉴시스
국토교통부 재제 해제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진에어 주가가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토교통부 제재 해제를 향한 기대감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던 진에어 주가가 뚜렷한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제재 해제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LCC업계 내 경쟁력 약화 및 오너일가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진에어는 가까스로 면허 취소를 면했으나 신규 항공기 및 노선 도입을 금지하는 제재는 피할 수 없었다. 이후 진에어 주가는 지난해 10월말 1만6,500원까지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불과 4~5개월 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이후 더딘 회복세를 보이던 진에어 주가는 4월 들어 들썩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4월 15일엔 장중 한때 3만1,250원의 주가를 기록하며 1년 전 주가를 회복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을 이끈 것은 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국토교통부가 신규 LCC 면허발급, 몽골 및 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 등 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한 가운데, 진에어 제재 해제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비중을 키우는 등 경영쇄신 행보를 보인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국토교통부는 이렇다 할 조짐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 오히려 진에어의 경쟁력 약화만 현실화됐다. 진에어는 알짜노선으로 여겨졌던 몽골·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은 물론 최근 중국 신규 운수권 배분에서도 철저히 배제됐다. 다른 LCC 경쟁사들이 저마다 ‘황금노선’을 확보한 사이, 진에어는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신규 항공기 확보도 막히면서 과거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과 항공기 운영대수가 같아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예상치 못한 악재도 덮쳤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망 이후 경영권 분쟁 양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진에어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당초 고 조양호 회장의 사망은 진에어 제재 해제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여겨졌으나, 경영권 분쟁 양상이 나타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결국 이처럼 기대를 벗어난 전개는 진에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월 초가 지나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진에어 주가는 최근 들어 하락폭이 커지며 23일 2만원대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경우, 국토교통부 제재 해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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