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접견했다.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접견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권의 ‘한미동맹 균열’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부시 전 대통령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부시 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나 노무현 정부 때 ‘한미동맹’이 공고했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당시 한미FTA 체결, 6자 회담 등을 견고한 ‘한미동맹’ 증거로 언급했다.

부시 전 대통령도 “대부분의 정상은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본인의 생각을 말하곤 했다”며 “그래서인지 저와 노 전 대통령은 편하게 이야기를 하곤 했다. 이러한 대화가 양국 정상 간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한미동맹 발전에 지원과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 (노 전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공고히 했던) 정신을 이어받아 한미동맹을 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는데, 부시 전 대통령도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관심과 지원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당은 ‘한미동맹 균열로 한국이 안보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취지로 정부여당을 공격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22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현재 한미동맹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 많이 있는데 필요한 때 자리를 같이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한미동맹 균열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부문에 대해 “한미동맹이 무너지고 한·미·일 삼각 구도도 균열 위기”라고 혹평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직접 부시 전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 발전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당부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사실 (부시 전 대통령은) 10년 전 전직 대통령인데 지금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미치기 힘든 사람이다. (문 대통령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 사람을 붙잡나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권에서 한미동맹 균열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더라도) 전직 대통령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나. 일국의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붙잡고 그렇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아쉬운 행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