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분위기가 뒤숭숭하게 흘러가고 있다.
매각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분위기가 뒤숭숭하게 흘러가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매각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이 뒤숭숭한 분위기에 놓이고 있다. 고통분담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여러 논란과 뒷말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는 등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매각 추진이 전격 발표됐다. 오랜 기간 이어져온 경영위기를 끝내 털어내지 못한 가운데, 오너일가를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며 결국 새 주인 찾기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후 유력한 인수후보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매각 추진 발표 직후 뜨겁게 달아올랐던 관심도 눈에 띄게 식었다. 특히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한화그룹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인수전 양상이 지지부진해진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는 것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무급휴직, 희망퇴직 등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조치에 대한 불만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내부관계자는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오너일가와 경영진의 실패에 따른 피해가 직원들에게까지 전가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움직임도 포착된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고통분담 요구에 불만을 표해왔으며, 최근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쟁의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 투쟁 수위를 높이고, 사측을 압박하겠다는 의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부터 희망퇴직을 받고 있지만, 신청자는 예상을 밑돌고 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의사를 묻는 면담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불거졌던 사내 성희롱 논란도 찜찜함을 남긴 대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초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를 통해 한 임원의 성희롱 의혹이 제기되며 잡음이 일었던 바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피해자가 확인되지 않았고, 담당부서의 조사 결과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건을 매듭지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글이 게재되는 등 논란이 말끔히 해소되진 않은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이 같은 뒤숭숭한 분위기는 매각이 본격화 될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인수주체에 따라 고용불안 우려가 제기되거나 내부 반발 및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리더십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인수 주체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것도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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