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이다. 올해 반등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이다. 올해 반등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반도체 산업의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화웨이 제재 등에 영향을 받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반등 시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내 반등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 회복 가능성 없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올 1분기까지만 해도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 등으로 메모리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당초 예상과는 다른 분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6일 대만의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하반기 D램 가격이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이다. 미국 제재 이후 화웨이의 스마트폰 및 서버 제품 출하량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D램의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3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이 기존 10%에서 최대 15%까지 확대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데이터 센터들이 설비 투자를 확대하지 못하는 탓으로 보인다. 

올 4분기 상황도 좋지 않다. D램익스체인지는 당초 메모리 가격이 하반기부터 회복되면서 D램 하락폭은 2~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최대 10%까지 확대된다고 전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D램 공급사는 올해 재고 피해를 인정해야 한다”며 “또 재무제표 상 손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누가 영향 받나… 기업에 쏠린 눈

국내 증권업계도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투자증권은 “올 하반기부터 D램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 하락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됐다. 또, 화웨이 제재가 스마트폰 수요, D램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반도체 시장 규모도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7.4%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4,820억달러(약 569조원)에서 올해 매출은 4,462억달러(약 527조원)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발간한 보고서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당시 IHS마킷은 올해 반도체 시장이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역성장을 기록, 지난 2009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매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121억7,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26.3%, 마이크론은 22.5% 감소했다. 이들 3사는 메모리 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에 해당한다. 

다만, 반등 가능성은 존재한다. D램익스체인지는 다양한 원인으로 2020년부터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분위기는 업계 수요, 미중 무역 분쟁 등 다양한 상황이 겹쳐 나타난 것”이라며 “지난 2년간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고점이었다. 지금 상황이 안 좋다기보다는 제 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내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조사기관에서는 D램 가격이 4분기까지 하락한다고 하지만 데이터 센터의 수요가 살아날 조짐도 보이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가격 하락세가 언젠간 끝난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5G 등의 영향으로 우상향은 전망되지만 시기의 문제다. 기업들도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원가절감 등의 방식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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