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미정상회담 개최시기 및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에 온도차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급적 빠른 시기에 북미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는 점에서다.

앞서 12일(현지시각)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 오슬로포럼 대담에서 “대화의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열정이 식을 수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속한 만남을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13일 한-노르웨이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강조하며 “그런 상황이 가급적 빠르게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 정부의 할 일”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매우 잘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1주년인 12일(현지시각) 폴란드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매우 거친 관계를 시작했고, 현재는 매우 좋은 관계”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과정에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을 최소 세 차례 언급됐다. 문 대통령 발언이 있은지 불과 몇 시간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두 정상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13일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최대한 늦게 만나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전체 발언의 문맥으로 봤을 때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만남을 미루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전문가들의 분석도 엇갈린다. 북한의 비핵화 방식을 두고 한미양국 간 입장차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견해가 있고, 또 한편으로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외교적 수사의 하나라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치적으로 북한 문제를 삼고 있는 만큼, 마냥 늦추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탄도미사일’로 명기해 의회에 보고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문제 삼는 대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격적으로 공개하는 선택을 했다. 대화의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의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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