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시공사가 동탄호수공원 워터프론트문화복합용지(8블록, 라크몽)를 둘러싼 시비에 곤혹스런 처지에 몰렸다./ 동탄 라크몽 홈페이지 갈무리
경기도시공사가 동탄호수공원 워터프론트문화복합용지(8블록, 라크몽)를 둘러싼 시비에 곤혹스런 처지에 몰렸다./ 동탄 라크몽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경기도시공사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동탄호수공원 인근 워터프론트문화복합용지(8블록, 라크몽)를 둘러싸고 각종 논란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해당 용지는 경기도시공사가 지난해 민간사업자 공모 방식으로 공급한 부지다. 해당 사업자 선정 과정과 설계 변경의 적절성을 놓고 잡음이 적지 않다.  

◇ 주민 위한 문화복합시설?… 설계 변경 논란에 잡음 속출 

워터프론트문화복합용지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위치한 동탄호수공원과 맞닿아 있는 곳이다. 경기도시공사는 지역민의 편익 증진를 위해 동탄호수공원 주변에 문화복합용지(8·11·12블록) 개발을 추진해왔다. 경기도시공사는 이 중 문화복합용지 8블록(대지면적 1만1,333㎡)만 유일하게 민간사업자 공모 방식으로 매각을 결정한 바 있다. 이는 동탄2신도시 주민들의 문화생활 공간 확보를 위한 결정이었다.  

지난해 경기도시공사는 ‘문화 및 집회시설을 건축물 연면적의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해당 부지에 대한 민간사업자 공모를 진행했다. 9개 컨소시엄이 공모에 도전장을 던졌다. 심사위원들은 △재원조달계획(90점) △종합개발구상 및 단지계획(160점) △건축계획(90점) △사업운영·테넌트(Tenant) 유치관리 및 공공기여도(350점) 등 4개 평가분야로 나눠 공모안을 심사했다. 여기에 사업수행능력(110점)과 가격평가(200점) 항목이 더해져 총 1,000점 만점으로 평가가 진행했다. 

지난해 5월 경기도시공사는 평가를 거쳐 최고점을 받은 제일건설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제일건설컨소시엄은 해당 사업 부지 건물의 명칭을 ‘라크몽’으로 정했다. ‘라크몽’은 지하 3층∼지상 5층, 3개동으로 조성되는 문화복합시설이다.  

그런데 지난 4월부터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던 해당 사업을 둘러싸고 잡음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제일건설컨소시엄이 당초 공모 계획안과 달리, 문화공간 배치 구성을 대거 변경해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서다.  

<세계일보> 등 보도에 따르면 당초 제일건설컨소시엄은 당초 문화시설 설치를 최우선으로 배치해 공모제안서을 냈다. 지하 1층에는 지역예술가를 위한 공연장을 배치했고, 지상 1층에는 갤러리형 북까페와 청년창업시설을 뒀다. 2층은 테라스 공간과 오픈 스페이스 공간을, 3층은 지역민들과 예술가들을 위한 공방전시시설 등을 배치했다. 또 4층에는 미래형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MBC PLUS 방송테마파크’와 공연장을, 5층은 내셔널지오그래픽 및 공연장으로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와는 크게 달라진 설계 구성으로 지난 3월 건축허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지하 1층과 5층에 구성돼있던 공연장은 축소돼 지하 1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북카페와 청년창업시설 위치는 지상 1층에서 지하 1층으로 이동했다. 4층에 조성될 예정이던 MBC플러스방송테마파크는 수익성이 높은 동물키즈테마파크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당초 공모 취지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기도시공사는 주민을 위한 문화시설을 최대한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안 공모를 실시한 바 있다. 이에 공모 심사에서도 공공 기여도 부문에 높은 배점이 부여됐다. 제일컨소시엄은 상업시설 대신 공공적인 문화 시설을 중심 배치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당초 계획과 달리 문화공간을 변경되거나 축소·폐지된 사실이 전해지면서 곱지 않는 시선이 쏠렸다. 또 상업적인 시설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키웠다. 

공모 주관사인 경기도시공사와 허가권자인 화성시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심지어 관련 논란은 소송전으로 번지기도 했다. 앞서 입찰 공모에 참여했다가 탈락했던 세현개발은 지난 4월 경기도시공사를 상대로 토지사용승낙서 발급 금지 등의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시공사가 사업 목적과 다른 설계 변경에 동의해 사실상 특혜를 제공했다는 게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공모 심사 과정에서 절차상 미비점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기신문>는 지난해 5월 공모심사 당일 심사위원 1명이 부적격자로 확인돼 퇴장한 사실이 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당초 경기도시공사는 재무와 도시, 교통, 건축, 마케팅 등의 교수와 전문가 등 10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심사 당일, 이 가운데 1명의 부적격 사실이 확인돼 9명으로만 심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심사위원 관리·선정 절차에 구멍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 경기도시공사 “시설 변경? 규정상 문제 없어” 

경기도시공사는 라크몽에 들어설 문화시설이 변경되거나 일부 축소된 것과 관련해 "협의를거쳐 진행했으며 공모 지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모 방식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김태형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당초 경기도시공사가 해당 부지를 공모 방식으로 매각한 이유는 동탄2신도시 입주민들의 문화시설 향유에 목적이 있었다”며 “그런데 현재까지 논란만 살펴보면 공모 목적에 부합하게 사업이 추진되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가격경쟁 입찰을 했다면 훨씬 더 많은 수익이라도 얻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제안 공모는 가격경쟁 입찰과 달리 저렴하게 용지를 분양받을 수 있다. 

김 의원은 “당초 공모사업을 제안한 주체도 모호하다”며 “현재 경기도시공사와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현재 도의회 의원들은 해당 용지 개발을 논란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다”며 “(명확한) 문제가 드러난다면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시공사는 본지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이번 논란을 해명했다.

우선 경기도시공사는 공모 추진 배경에 대해 “지역특성 및 문화수요를 반영한 가족중심형 문화복합시설을 유치하고자 지자체인 화성시가 공모 요청을 했다”며 “이에 공공기여 방안에 중점을 두고 공모방식으로 부지를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문화 및 집회시설이 폐지·축소된 대신 상업시설이 증가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문화 및 집회시설을 건축물 연면적 30% 이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요 테넌트 및 위치를 일부 변경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모지침서 제28조 및 사업협약서 제13조에 의거해 지자체(경기도, 화성시) 협의의견을 검토, 공모 취지인 젊은 가족 중심의 복합문화공간 도입 요구 및 가족형 테마파크 수요 증가를 고려해 변경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문화 및 집회시설에 해당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당초보다 추가 확보했고 수요층이 10대~20대로 한정적인 MBC PLUS 방송테마파크 대신 가족형 테마파크 수요증가를 고려해 ‘주렁주렁(동물키즈테마파크)’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공연장 면적 축소와 관련해선 “화성시 관내 운영 중인 공연장 등을 고려해 공연장 면적을 축소해 지하 1층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시공사 측은 “문화 및 집회시설에 미포함 되는 열린도서관, 북카페, 청년창업시설은 지하 1층의 더 좋은 위치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자 선정 적격성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경기도의회에서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 논란을 둘러싼 불씨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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