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무역마찰 해소를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를 재확인하는 것이 주요 과제다. 일본에서 개최되는 만큼, 일본과의 관계개선 여부도 관심사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하루 전인 27일 일본에 도착해 재일동포 400여 명과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G20 정상회의 첫 날인 28일 문 대통령은 ‘세계경제와 무역투자’를 주제로 한 첫 번째 세션에서 발언을 할 예정이며, 이어 둘째 날에는 ‘불평등 해소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실현’을 주제로 한 세 번째 세션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 무역마찰 해소와 한반도 비핵화에 방점

정상회의 중간 각국 정상들과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현재까지 중국, 러시아, 캐나다,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인도 등 7개국 정상과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됐으며, 다른 참석국가들과의 협의가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G20 직후 한국 방문이 바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은 따로 개최되지 않는다.

최대 과제는 무역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각국의 협력방안 제고가 될 전망이다. 세계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는 특히 우리경제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문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을 만날 때마다 보호무역이 세계경제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강조하며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혀왔다.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에 대해 국내외의 기대가 크다.

25일 취재진과 만난 이호승 경제수석은 “우리나라의 추경편성 등 확장적 재정 노력을 소개하면서 무역마찰 등 세계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현안에 대한 G20 차원의 공조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가속화시키는 것도 문 대통령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북미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그간 친서를 교환하며 대화를 이어왔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서로 “흥미있는 이야기”라며 협상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북미 대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했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나 방북 결과를 청취하고 중국의 건설적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이 G20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이 G20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향한 우리 정부의 노력과 평화가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고 경제발전이 다시 평화를 공고히 하는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어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할 계획”이라며 “최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주요국과 협의를 갖는 유용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일정상회담 끝내 불발

한일관계 개선은 문 대통령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 등 역사문제와 외교협력을 투트랙으로 나눠 접근하려 했으나, 일본 측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리 외교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 한일 양국기업의 자발적 기금조성이라는 중재안을 냈으나 일본 정부는 거절했다.

나아가 G20 정상회의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우리 측이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국 간 신경전이 치열하지만 ‘결국에는 개최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있었지만 틀린 셈이 됐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일본 정계의 셈법이 복잡하고 또 가해기업을 포함한 재계의 입장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이 회담 불발의 원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일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어느 때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일본이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우리는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본 측이 준비가 됐고 만나자는 요청이 들어온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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