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우먼 페스타에 참석해 여성당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우먼 페스타에 참석해 여성당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자유한국당 여성당원 행사에서 일부 당원들이 바지를 내리고 ‘한국당 승리’라는 글자가 쓰인 속바지 상태로 엉덩이춤을 추는 장기자랑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당은 해당 당원들의 ‘돌발적 행동’이었다고 해명했다.

한국당 중앙여성위원회는 26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19 한국당 우먼 페스타’ 행사를 주관하고 21대 총선 승리를 위한 여성당원들의 결속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장에는 ‘능력 있는 여성에게 정당한 대우’ ‘미투 피해자, 숨지 마세요’ 등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응원 문구가 담긴 팻말이 있었다. 청년·여성층을 사로잡아 중도 확장 행보를 하겠다고 한 황교안 대표의 의중이 담긴 행사였다.

문제가 된 공연은 행사 2부 ‘시도별 장기자랑’ 순서에서 나왔다. 경남도당 여성당원 5명은 ‘한국당 승리’가 각각 쓰인 속바지를 입고 춤을 췄다. ‘총선 경남 여성이 앞장서 필승하겠습니다’라는 팻말도 있었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 여성 당원의 사기를 증진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장에서 여성들이 바지를 내리고 속바지만 입은 채 춤을 추는 퍼포먼스가 펼쳐진 것은 한국당 내 결여된 성인지감수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공당에서 그것도 여성위원회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성인지감수성 제로의 행위까지 (나왔다)”며 “국회를 이렇게 멈춰 놓은 채 여성당원 바지 내리고 엉덩이 보여주는 공연에 박수치고 환호하는 당신들 도대체 뭐냐”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저질스러운 행태를 사전에 관리 감독하지 못한 볼썽사나운 한국당이 아닐 수 없다”며 “이를 보며 박수를 치던 당 대표의 경악스러운 성인지 감수성이 더욱 절망스럽다”고 했다.

당 내부에서도 곤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당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퍼포먼스는 사전에 예상치 못한 돌발적 행동이었으며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며 “위와 같은 논란으로 이번 행사의 본질적 취지인 여성인재 영입 및 혁신정당 표방이라는 자유한국당의 노력이 훼손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에서는 ‘선별적 국회 등원’이라는 초유의 민망함을 감수하면서 입에 단내가 나도록 싸우고 있는데, 밖에서는 ‘철 좀 들어라’라는 비판을 받는 퍼포먼스를 벌여야 했습니까”라며 “일반 국민들의 정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끼리 모여 낯 뜨거운 춤 춘다고 여성친화형 정당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 힘 빠지고 속상한 하루다. ‘성인지 감수성’ 왜 이리 낯설게 들리는 걸까”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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