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설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있다. 실제 그가 출소할 경우 우리공화당을 발판으로 재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설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있다. 실제 그가 출소할 경우 우리공화당을 발판으로 재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우리공화당 홍문종·조원진 공동대표가 쌍두마차다. 두 사람은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을 강조하는 발언이 부쩍 많아졌다. 홍문종 대표가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조원진 대표와 손잡게 된 것이나, 조원진 대표가 대한애국당에서 우리공화당으로 당명을 바꾸게 된데 대해 사실상 ‘박심(朴心)’이 작용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징검다리는 유영하 변호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면회를 허용하는 최측근으로, 형집행정지 신청부터 밀린 진료비 대납까지 살뜰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챙기고 있다. 박심을 전달하는 것도 유영하 변호사의 몫이다. 과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한 배박 논란의 시발점이 바로 그였다. 홍문종·조원진 대표는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우리공화당 간판 교체 알고 보니 ‘박근혜 솜씨’

실제 조원진 대표는 “매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여러 가지 의사를 전달하고, 그에 따른 의견을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듣고 있다”고 밝혔다. 당명 또한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전해 들었다. 그는 26일 tbs ‘색다른 시선, 이숙이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을 1호 당원으로 모시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우리공화당 홍문종·조원진 공동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사전 교감을 강조하며 친박 신당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독자적인 세 결집이다. / 뉴시스
우리공화당 홍문종·조원진 공동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사전 교감을 강조하며 친박 신당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독자적인 세 결집이다. /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른바 ‘친박 신당’으로 불리는 우리공화당 창당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선 일제히 ‘옥중정치’라는 분석을 내놨다. 2017년 10월 보이콧 선언 이후 모든 재판을 거부해오고 있는 그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 특히 당명으로 제시한 우리공화당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재기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세운 정당의 이름이 민주공화당이다.

따라서 우리공화당의 성공 여부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달렸다는데 정치권의 이견이 없다. 일단 전망은 밝다. 태극기 세력을 포함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규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과 다름없고, 자유한국당 내 추가 탈당자가 예상되면서 처음보다 몸집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얘기가 많다. 실제 홍문종 대표는 올해 안에 한국당에서 최소 40명 이상이 탈당할 것으로 봤다.

홍문종 대표는 27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몇 명이 전화를 해 ‘한국당 망했다, 큰일 났다’며 걱정을 했다”고 밝힌 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 하는 것이 본인들한테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지 않겠는가. 우리공화당과 교감하는 한국당 의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의 기대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이 ‘1호 당원’이 된다면 21대 총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겐 한국미래연합, 새누리당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앞서 한국미래연합은 이회창 총재와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으로 흡수됐고, 새누리당은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소멸됐다. 우리공화당으로선 새누리당에서 간판을 교체한 자유한국당과 보수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를 용서하지 않는다. 그의 사면설이 반갑지 않은 것은 한국당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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