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박순자 위원장이 본인의 거취에 대해 말하고 있다. / 뉴시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박순자 위원장이 본인의 거취에 대해 말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한바탕 내홍을 겪었던 자유한국당이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자리싸움에 또 다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 국토위원장인 박순자 의원이 홍문표 의원에게 자리를 넘겨주지 않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당초 2년 임기의 상임위원장을 2명의 의원이 1년씩 쪼개 맡는 관행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위원장 갈등 이후 병원에 입원해있던 박순자 의원은 8일 국토위 전체회의 개의를 위해 국회에 등원했다. 박 의원은 “회의장에서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한 말씀 드리겠다”며 “국토위가 주택과 부동산, 교통 등 각종 분야에서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 나가려면 무엇보다 위원장의 전문성이 담보돼야 한다. 국회법은 상임위원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있으며, 위원장 임기가 1년이라고 말해 준 분은 없었다”고 직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년 임기를 약속받았던 홍문표 의원은 입장문을 내 “박 의원이 막무가내 버티기식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박 의원의 억지 논리에 입원까지 하는 촌극을 보면서 한국당은 국민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일방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흘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당론까지 묵살하고 당을 욕보이는 박 의원의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박 의원의 ‘버티기’는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 간 신사협정 식으로 맺은 합의를 일방적으로 깬 데 대한 당내 여론이 좋지 않고 보건복지위원장,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등 같은 방식으로 ‘임기 쪼개기’를 한 위원장직도 별 탈 없이 자리 이동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같은 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당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개개인의 능력과 입장은 다 다르겠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까지 국민께 실망을 끼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유야 어쨌든 간에 내부 약속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박 의원도 수일 내에 잘 정리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