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에서 추진 중이던 마사회 화상경마장 유치가 또 다시 전면 철회됐다. 사진은 2017년 당시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 결정 당시의 모습. /뉴시스
금산군에서 추진 중이던 마사회 화상경마장 유치가 또 다시 전면 철회됐다. 사진은 2017년 당시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 결정 당시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마사회의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확충 숙원이 또 다시 무너졌다. 이번에도 남은 것은 지역갈등 뿐이다. 지역은 달라도, 매번 같은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갈등이란 큰 상처를 남긴 마사회는 또 다시 유유히 다른 지역을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화상경마장 유치를 추진해온 금산군은 지난달 금산군의회가 ‘화상경마장 개설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부결시키면서 유치 추진을 전격 철회했다. 이에 화상경마장 유치를 찬성해온 일부 지역민들이 군의회 결정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문정우 금산군수는 최근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화상경마장 유치를 재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로써 신규 화상경마장 확보라는 마사회의 숙원은 또 다시 실현되지 못했다. 마사회의 핵심 수입원 중 하나인 화상경마장은 현행 규정상 전국에 32곳까지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것은 30곳이며, 2020년 부천, 2021년 대전의 화상경마장이 폐쇄될 예정이다.

마사회는 그동안 꾸준히 신규 화상경마장 건립을 추진하며 공모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거센 지역갈등만 남긴 채 무산됐다. 이번 금산군의 철회 결정에 앞서서도 양평군과 양양군이 화상경마장 유치를 추진하려다 반대 여론에 부딪혀 중단한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 용산 화상경마장도 수년간의 갈등 끝에 결국 퇴출됐고, 현재는 기숙사 시설로 전환된 상태다.

이러한 양상은 비단 최근 수년간의 일이 아니다. 15년 전인 2003년에도 울산과 창원, 청주 등에서 추진하던 화상경마장 건립이 반대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다. 

화상경마장 유치 추진에 따른 지역갈등은 항상 같은 양상을 띠고 있다. 경제적 이익을 노린 민간사업자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라는 지역주민들이 적극 추진에 나서는 반면, 반대 측에선 화상경마장의 각조 폐해와 주거 및 교육 환경 악화, 지역 이미지 실추 등을 지적한다. 이들은 단순한 찬반갈등을 넘어 서로를 비난하며 세력다툼을 벌이고, 지역 정치권도 자연스럽게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여러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양양군에서는 화상경마장을 유치하기 위해 군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민간사업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화상경마장 운영 주체인 마사회는 정작 이러한 지역갈등에서 한 발 물러나 있다. 각종 장밋빛 투자·지원방안을 제시하며 찬성 측에 힘을 실어주긴 하지만, 찬반논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진 않는 모습이다. 마사회가 직접 가세할 경우 오히려 논란만 키우는 꼴이 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마사회는 지역갈등을 일으킨 핵심 주체이면서도 ‘잘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식의 방관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결국 화상경마장을 둘러싼 논란으로 남는 것은 지역갈등 뿐이다.

늘 그랬듯 마사회는 머지않아 또 다른 지역 물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했듯, 현재 전국 화상경마장 숫자가 규정된 제한보다 적을 뿐 아니라 앞으로 더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마사회 측은 “아직은 차기 공모 계획이 잡힌 것은 없다”면서도 “화상경마장 확충을 중단하는 문제 또한 검토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화상경마장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과 이에 따른 반대 여론 및 지역갈등 유발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상생 노력 등을 기울이고 있으나,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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