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에 대한 대수선 사업이 이달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생가가 있는 마을 주민들이 요구한 진입로 확장은 기약이 없는 상태다. / 뉴시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에 대한 대수선 사업이 이달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생가가 있는 마을 주민들이 요구한 진입로 확장은 기약이 없는 상태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는 대구 동구 팔공산 자락에 있다. 이곳에서 태어나 대구공립공업학교(현 대구공고)에 진학할 때까지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일가와 종친은 2010년 10월 대구시에 기부채납 의사를 전달했고, 이를 대구시가 수용했다. 그때부터 대구시는 생가 관리에 따른 예산을 지원했고, 동구청이 관리를 맡아왔다.

문제는 생가가 오래되고 낡아 보수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생가 건물이 지어진 때는 1901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 동구청에서 생가 대수선 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주민참여예산 사업 공모에 접수돼 사업의 동력을 얻게 됐다. 목표는 8~9월까지 실시설계 용역을 마친 다음 올해 안에 수선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대구시에서 부담한다.

하지만 생가가 있는 용진마을 주민들의 생각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생가 개보수보다 진입로 확장이 더 시급하다는 것. 농가마다 차량이 늘어난 상태에서 탐방객들까지 붐벼 통행에 불편함이 크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들도 같은 내용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대구신문은 주민의 말을 인용해 “구청이 사업의 우선순위를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구청 측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재원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도 동구청 관계자는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진입로 일부인 250m를 개설하는 데만 30억원이 소요되고, 전 구간을 모두 개설하는데 100억원가량이 든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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