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에어서울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에어서울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에어서울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에어서울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LCC업게 ‘막내’ 에어서울이 뜻밖의 일본발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일본 노선 비중이 높고,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왔던 만큼 ‘일본 여행거부’ 확산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연간 이용권’ 개념을 항공권에 도입한 ‘민트패스’를 출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가장 먼저 선보인 ‘민트패스J’는 7개 일본 노선을 대상으로 마련된 연간 항공권이었으며, 1년 동안 3개·5개·7개 도시의 왕복항공권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었다.

이후 에어서울은 한 달 보름의 특정기간 동안 모든 노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민트패스M’과 동남아 노선을 대상으로 한 ‘민트패스S’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독창적인 마케팅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한일관계가 급속히 악화된 가운데, 에어서울이 일본 노선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민트패스’ 상품은 오는 19일을 기해 모두 종료된다. 지난해 3월 판매한 ‘민트패스 J1·2·3’의 탑승기한은 지난 4월말 종료됐고, 올해 5월 선보인 ‘민트패스 J19’의 탑승기한은 오는 19일까지다.

에어서울 측은 “일본 노선을 대상으로 한 민트패스 상품의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최근 한일관계 악화 때문은 아니며, 이미 전부터 예정돼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민트패스 J’는 일회성 또는 연례적 프로모션이 아니며, 실무부서에서 적정한 시기와 노선 및 방식 등을 고려해 그때그때 선보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향후 ‘민트패스 J’를 기획하는데 있어 한일관계 악화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반일감정이 고조되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가지 말아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여행을 취소했다며 이를 인증하는 이들이 늘고 있고, 일본행 부정기 전세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다. 더욱이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외부적 요인에 따라 ‘민트패스 J’를 선보이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에어서울은 전체 운항 노선 중 일본 노선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 현재 운항 중인 17개 정규 노선 중 11개가 일본 노선이며, 특히 시즈오카, 다카마쓰, 요나고, 도야마, 구마모토 등 일본 소도시 노선이 많다. 이에 따라 각종 특가이벤트 등 프로모션도 주로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진행해왔다.

갈 길 바쁜 와중에 주력 노선인 일본에서 악재가 터졌다는 점은 에어서울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LCC업계 막내인 에어서울은 여러 현안이 산적해있다. 우선, 2015년 창립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탈출에 실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3곳의 항공사가 신규 LCC면허를 발급받으면서 추가 경쟁자 등장이 임박했다. 기존 LCC 중 규모와 입지가 가장 부족한 에어서울 입장에선 이러한 상황이 달가울 수 없다. 게다가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추진되면서 안팎으로 뒤숭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한일관계 악화와 관련해 에어서울 관계자는 “당장은 예약이나 탑승률 등에 큰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일본 노선의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진행 경과에 따라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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