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2 09:30 (일)
[박순자 딜레마] 한국당, 막말보다 자리싸움에 더 엄격?
[박순자 딜레마] 한국당, 막말보다 자리싸움에 더 엄격?
  • 은진 기자
  • 승인 2019.07.18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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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가 박순자 위원장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개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박 위원장이 자당 의원들인 민경욱, 이현재, 박덕흠 의원의 항의를 받고 있다. / 뉴시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가 박순자 위원장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개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박 위원장이 자당 의원들인 민경욱, 이현재, 박덕흠 의원의 항의를 받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박순자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토위원장 자리를 놓고 홍문표 의원과 ‘자리싸움’을 하는 양상이 길어지면서 당의 기강을 해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당이 그동안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막말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분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박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에 이목이 쏠린다.

당 윤리위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전체회의를 열고 회부된 박 의원 징계안에 대해 논의한 뒤 이 같이 결정했다. 당 차원의 조치가 없을 경우 당의 기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오는 23일 윤리위에 국토위원장직 사퇴 거부 경위와 사유에 대해 소명해야 한다. 직접 출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소명을 대체할 수 있다. 윤리위는 박 의원의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이 박 의원에게 내릴 수 있는 징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단순 경고로 나뉜다. 제명조치가 가장 높은 수위다. 한국당 당규는 징계사유를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 등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정당한 이유 없이 당명에 불복하고 당원으로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당의 위신을 훼손했을 때 ▲당 소속 국회의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음에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기일에 불출석했을 때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박 의원이 윤리위에 회부된 것은 지난 10일이었다.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홍 의원과 2년 임기의 국토위원장 자리를 1년씩 쪼개 맡기로 합의했으나, 막상 1년이 지나자 국토위 현안이 산적하다는 이유로 사퇴를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박 의원을 직접 만나 설득하기도 했지만, 박 의원의 입장은 강경했다. 이번 일로 당이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판을 받자 해당행위의 일종으로 보고 박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한 것이다.

국토위 사태의 당사자인 홍 의원은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헌정 사상 이게 처음 있는 일이다. 국회에 18개의 상임위원회가 있는데 나머지는 다 전반, 후반 1년씩 나눠서 (하기로) 결론이 났다. 나는 이게 국회의 관행이고 상식이라고 본다”며 “우리 당으로서는 당헌·당규가 있느냐는 국민들의 비판도 있고 한국당이 어떻게 하려고 저렇게 좌고우면하나 하는 것도 있고 결국 윤리위까지 회부됐다.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도의적으로 죄송스럽고 국민들 보기 미안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이 있다”고 토로했다.

◇ 징계 받으면 공천 불이익… 무소속 출마 감행?

현행 국회법은 상임위원장의 임기를 2년으로 명시하고 있어 당의 징계 결정이 국토위원장직을 박탈할 수는 없다. 다만 총선 공천 과정에서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유가 된다.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3개월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분을 받았던 김순례 의원과 비교했을 때 박 의원에 대해 강한 징계를 내릴 경우 여론보다 당내 문제에 엄격한 판단을 내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당 일각에서는 박 의원이 탈당까지 각오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리위에서 징계 처분을 받으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박 의원이 국토위원장직을 넘기지 않은 이유는 무소속 출마로도 승산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기도의원 출신인 박 의원은 안산 단원을 지역구의 3선 의원이다.

실제로 당 공천룰을 논의 중인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는 당 공식기구인 윤리위 처분에 따라 징계를 받은 자에게 수위에 따라 감점 내지 공천 배제까지 불이익을 주는 안을 검토 중이다. 혁신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의원에 대해 “사회적 지탄을 받고 해당행위를 한 사람은 감점에서부터 배제까지 (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혀놨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계설비의 날 행사에서 국토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20대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국토위원장은 경선 대상이 아니었다. 저와 박덕흠 의원이 경선대상이었는데 (제가) 재선인 박덕흠 의원께 3선 의원이 되면 위원장을 하시라고 설득해 박 의원이 등록을 포기했다”며 “저에게 자리를 내놓으라는 3선 의원(홍 의원)은 당시 (경선) 이름에 없었다. 국회법에 따라 2년의 상임위원장 임기를 최선을 다해 하겠다”고 했다. 윤리위 징계 절차와 무관하게 국토위원장직을 계속해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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