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공동대책위원회가 은행권이 유암코를 통해 일성하이스코의 울산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은행권이 유암코를 통해 키코사태의 핵심 기업인 일성하이스코의 울산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키코공동대책위원회(이하 키코 공대위)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들이 유암코를 앞세워 금감원 키코분쟁조정 4개 기업 중 하나인 일성하이스코를 공중분해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일성 울산 공장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유암코는 부실채권(NPL) 투자회사로 시중은행이 출자해 설립된 곳이다. 일성하이스코는 은행이 판매한 환헤지상품 ‘키코’에 가입했다가 환율급등으로 피해를 본 회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일성하이스코를 포함한 4개 피해 기업을 중심으로 재조사를 벌인 바 있다. 현재 재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쟁조정위원회 절차를 준비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핵심 피해 기업의 공장에 대해 은행권이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된 것이다. 

키코 공대위는 “약 3개월 전 유암코는 인수 희망자들까지 이끌고 일성하이스코 울산 공장을 방문했다”며 “이는 사실상 일성하이스코 공장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성하이스코는 4년 7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이미 경영정상화에 들어갔으며,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해외수주를 따낼 정도”라며 “그런데도 유암코는 돌연 기존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뒤집고 멀쩡한 회사의 손발을 자르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키코 공대위는 이같은 움직임에 은행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암코의 입장이 돌변한 시점과 키코분쟁조정이 재이슈화되던 때가 일치하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키코 공대위는 “은행들이 대리인인 유암코를 내세워 분쟁조정 대상을 한 개라도 줄이려는 속셈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암코 뒤에 숨어 피해기업들을 옥죄는 움직임이 또 포착될 시에는 은행들의 계략을 저지할 조직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매각 시도를 중단하고 분쟁조정에 적극 협조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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