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이 불매운동에 대상에 거론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 자회사를 통해 몽벨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을 전개해온 LS네트웍스의 고민이 깊어갈 전망이다./  몽벨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LS네트웍스가 시름에 잠겼다.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의 사업을 전개하는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LS네트웍스는 이 브랜드 사업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다 2016년 말 별도 법인을 신설해 사업을 떼어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사업의 적자구조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몽벨’이 일본계 브랜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불매운동의 불똥까지 맞게 됐다. 

◇ 불매운동 대상에 거론… 매출 타격 우려에 노심초사  

몽벨은 등산복, 등산화, 등산용품을 판매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다. 프랑스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명 때문에 유럽 브랜드로 착각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몽벨은 엄연히 일본에서 탄생한 아웃도어 브랜드다. 일본의 전문 산악인인 이사무 다츠노가 1975년 회사를 설립해 몽벨을 일본의 대표적 아웃도어 브랜드로 키워냈다. 이 브랜드 상품의 경우, 국내에선 1993년부터 사입 형태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LS네트웍스가 2008년 몽벨 제품 수입업체인 오디캠프를 인수하면서 국내에 본격 런칭됐다. LS네트웍스는 일본 몽벨 본사와의 협의를 통해 라이선스 제조권도 따냈다. 이에 일본 제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것을 물론, 자체 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수 있는 권리도 획득했다. 이같은 계약에 대한 대가로 일본 본사에는 일정한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LS네트웍스는 2011년 자회사인 오디캠프를 흡수합병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웠다. 

기대와 달리, 몽벨 브랜드 사업 실적은 신통치 못했다. 몽벨을 포함한 패션 브랜드 및 유통사업 부문에서 적자가 지속됐다. 결국 사업 구조조정 및 경영효율화 과정에서 몽벨은 2016년 말 별도법인으로 분리됐다. 현재 몽벨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은 LS네트워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MBK코퍼레이션이 맡고 있다.

자회사로 분리한 뒤에도 이 브랜드 사업은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MBK코퍼레이션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설립 첫해인 2016년 47억원의 당기손실을 낸 뒤, 2017년 -113억원, 2018년 -24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같은 실적은 LS네트웍스의 연결기준 손익을 악화시키는 걸림돌이 돼왔다. 

올해도 몽벨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아웃도어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몽벨은 최근 일본 불매운동 불똥까지 맞게 됐다. 일본의 수출 규제 후 국내에선 일본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이달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추가 단행하면서 불매운동은 더 확산되고 있다. 

몽벨의 경우, 불매운동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덜 거론됐던 브랜드였다. 일본 아웃도어 브랜드라는 사실이 비교적 덜 알려진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일본산 제품 정보를 공유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이 빠르게 알려지고 있다. 몽벨은 최근 일본 제품 정보와 대체상품을 알려주는 사이트 ‘노노재팬’에 불매 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MBK코퍼레이션도 매출 타격 우려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로 최근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내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MBK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초기에는 불매운동 리스트에 거의 거론되지 않았는데 ‘노노재팬’ 사이트에 올라가면서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이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며 “(공교롭게도) 이후 매출이 전년대비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 자체가 비수기 시즌인데다 사회적 이슈까지 겹쳐 매출이 전보다 더 빠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사는 불매운동이 장기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 일본 제품 불매운동 양상과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며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자회사의 상황은 LS네트웍스에게도 고민거리가 전망이다. LS네트웍스는 최근 몇 년간 혹독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힘써왔다. 이 과정에서 잭울프스킨, 스케쳐스 등의 브랜드 사업권을 매각하기도 했다. 다만 몽벨의 경우, 적자 지속에도 사업 의지를 보여 왔다. 하지만 갈수록 사업 환경이 안 좋아지면서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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