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7 03:11
[김학의 승부수] 추가 기소 vs 무죄 호소
[김학의 승부수] 추가 기소 vs 무죄 호소
  • 소미연 기자
  • 승인 2019.08.13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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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성접대와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2일 첫 공판에 출석했다. 그의 변호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지적했다. / 뉴시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성접대와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2일 첫 공판에 출석했다. 그의 변호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지적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 6년만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구속 3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전의 말끔한 차림은 볼 수 없었다. 면도를 하지 않았는지 턱수염이 덥수룩했다. 황색 수의에는 수인번호 2626번을 달았다. 김학의 전 차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첫 재판을 굳은 표정으로 지켜봤다.

김학의 전 차관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무죄 주장을 위해 내세운 근거는 세 가지다. ▲사건이 벌어진 2006~2008년 사이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점 ▲2014년 성폭행과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과 법원으로부터 재정신청 기각 결정을 받은 점 ▲검찰의 증거에 객관적인 물증이 없거나 사실에 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 등이다. 그의 변호인은 “기억을 살려 최대한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혀야 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 무고죄 고소, 범죄 미성립 주장

특히 뇌물 혐의에 대해선 범죄 성립요건인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데 목소리를 높였다. 설령 뇌물과 향응을 받은 게 인정돼도 친분이나 친구 관계에서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김학의 전 차관 측의 설명이다. 도리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지적했다. 변호인은 “범행의 일시나 장소가 특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공소시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사실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김학의 전 차관 측은 검찰이 뇌물 혐의로 기소한데 대해 “생뚱맞다”고 생각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현직 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수사단을 꾸려 어떤 혐의로든 처벌하려고 애초 문제가 된 강간 혐의와 별개로 신상털이에 가까운 수사를 벌였다”면서 “법무부 차관이라는 고위직을 지낸 피고인은 6년간 파렴치한 강간범으로 낙인찍혀 온갖 조롱과 비난을 감수했고,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침묵을 강요받았다”고 부연했다.

뇌물 공여자인 윤중천 씨가 김학의 전 차관의 재판에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다. 그의 증언에 김학의 전 차관의 운명과 검찰의 체면이 달렸다. / 뉴시스
뇌물 공여자인 윤중천 씨가 김학의 전 차관의 재판에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그의 증언에 김학의 전 차관의 운명과 검찰의 체면이 달렸다. / 뉴시스

하지만 검찰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현재 추가 기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자 윤중천 씨와 사업가 최모 씨에게 받은 뇌물 외 또 다른 금품수수 정황을 포착한 것. 모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에게서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까지 인척 명의 계좌로 1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공소사실에 추가될 경우 김학의 전 차관의 뇌물액수는 3억원이 넘는다.

앞서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이 윤씨와 최씨로부터 각각 1억6,100만원과 5,000만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봤다. 여기에 2006년 여름부터 이듬해 12월 사이 윤씨에게 받은 13차례의 성접대도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공소사실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성폭행 혐의는 적용하지 못했다. 관건은 윤씨의 진술이다. 그는 의혹의 발단이 된 별장 성접대 동영상에 나오는 남성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고 확인했다. 정황상 김학의 전 차관에게 불리하다.

결국 검찰과 김학의 전 차관의 본격적인 공방은 윤씨가 증인으로 소환되는 오는 27일 두 번째 공판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윤씨의 입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고, 반대로 김학의 전 차관은 윤씨의 입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이미 양측의 승부수는 던져졌다. 검찰은 뇌물 혐의로 김학의 전 차관의 발목을 잡았다. 김학의 전 차관은 성범죄 피해를 주장해온 여성 최모 씨를 무고죄로 고소했다. 법률 전문가답게 재판 대비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씨는 검찰 수사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접대와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그는 자신의 재판에서 “2013년 검찰 조사에서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라고 밝혔는데도 왜 이 사태의 원흉이 돼야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한 것. 당시 사건을 덮은 것은 검찰이라는 얘기다. 윤씨의 진술이 검찰에게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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