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오늘을 이기고 내일로 나아갑시다’ 대국민 담화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오늘을 이기고 내일로 나아갑시다’ 대국민 담화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광복절 74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야당 대표가 별도로 광복절 메시지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1대 총선 전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지만 한국당 지지율이 정체기에 접어드는 등 당 안팎에서 위기감이 고조되자 강경한 대여투쟁 깃발을 내세우고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오는 24일 대규모 장외 집회를 다시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은 실패했다. 대한민국을 잘못된 길로 끌고 가고 있다. 국정의 목표도, 국정운영의 과정도 올바른 궤도에서 벗어나 있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 이제라도 대한민국을 대전환해야만 한다. 저와 우리 당은 국정의 대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의 대국민담화문은 문재인 정부 비판과 함께 ‘대안정당’으로서의 한국당 면모를 내세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황 대표는 “지금이라도 이 정권이 잘못을 바로잡고 정책 대전환에 나선다면,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면서 “2020 경제대전환 프로젝트와 새로운 외교안보정책이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장의 여론을 수렴하고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정책 대안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15일에 있을 문재인 대통령 8·15 광복절 74주년 경축사에 대해서는 “첫째, 일본으로부터의 진정한 독립을 이루기 위해 일본과의 분쟁을 감정이 아닌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주시길 바란다. 둘째, 거듭된 김정은의 도발에 대해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셋째, 대한민국 성공의 기반인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강화할 의지와 방안을 천명해주시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 정신 차려 달라. 이런 국민의 절규를 들어주시기를 바란다. 이제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돌아와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 만약 이런 믿음을 주지 못할 경우 저와 우리 당은 국민의 여망을 받아서 특단의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했다.

◇ 정부 규탄 장외집회 부활… 지지층 결집 ‘세몰이’

황 대표가 언급한 ‘특단의 대책’은 오는 24일 예정된 장외 집회를 포함해 대여 총력 투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제가 시장을 다녀보면 못살겠다며 많은 분들이 절규한다.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 이런 모든 부분들에 대해서 우리가 총력 대응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반드시 이런 모든 난국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부가 원한다면 제1야당이 책임감을 갖고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지난 5월 25일 황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이 마무리되면서 이후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지 않았다. 일단은 국회에 복귀해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겠다는 명분이었으나, 사실상 국회 내에서 비교적 온건한 투쟁 노선을 고수해왔다. 그러다 세 달 만에 장외 집회를 부활시킨 것은 인사청문회와 정기국회 등 정치 일정이 산적한 상황에서 한국당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파장이 일었던 ‘보수통합’ 문제도 본격적으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우리 대한민국의 소중한 헌법 가치에 동의하는 자유우파는 모두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제가 꿈꾸고 있는 대통합”이라며 “한국당의 문호는 항상 열려있다. 헌법 가치를 같이 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통합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반드시 자유우파 대통합을 이뤄 문재인 정권 폭정을 막아내기 위해 뜻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선 승리를 위해 황 대표가 다음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 전국구 선거운동을 도와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이든 우리 당이 총선에서 꼭 이기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한다면, 우리 당원이 바라는 길이라면 어떤 십자가라도 지겠다는 생각”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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