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국내 채용 실태 현황을 공개했다. /애플코리아
애플이 국내 채용 실태 현황을 공개했다. /애플코리아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애플이 처음으로 국내 채용 실태를 공개했다. 20년 넘게 국내에서 사업을 이어오면서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애플이 자랑한 국내 고용 수치는 중국, 일본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편에 해당한다. 이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애플이 공개한 간접고용 수치 역시 황당하다는 지적이다. 

◇ “국내 채용 500명” 애플의 낯 뜨거운 자화자찬 

애플이 국내 채용 실태 현황을 공개했다. 애플코리아는 지난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민국 내 애플 직원 수는 500명”이라며 “애플 협력업체를 통해 창출된 일자리 수는 12만5,000개다. 또, 애플스토어 생태계를 통해 창출된 일자리는 20만개”라고 밝혔다. 애플이 국내 인력 고용 수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코리아는 “한국 일자리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애플은 무려 20년 넘게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운영해왔다. 이 땅의 경제 성장에 기여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애플은 △디자이너 △제작 전문가 △리테일 직원 △고객 서비스 담당자 △마케팅 전문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의 분야에서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직원 고용률을 강조했다. 국내 애플 직원이 2010년(34명) 대비 1,500%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애플은 “20여 년 전 단 2명의 직원으로 대한민국에 첫발을 디뎠다”며 “국내 직원 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 중국 고용 ‘20분의 1’… 기적의 계산법 비판 나오는 까닭

그러나 애플의 국내 고용 현황은 크게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에서 연간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500명은 다소 적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애플은 매출, 고용 인원 등을 공개할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정확한 매출과 영업이익 수치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지만 업계에서는 매년 2~3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중국·일본 등과 비교하면 소극적인 국내 고용 실태가 더 두드러진다. 우선, 애플이 일본에서 고용하고 있는 직원 수는 4,000명이다. 우리나라보다 8배 많다. 애플은 △설계자 △과학자 △건설 △제조 △유통 △고객 지원 △마케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32명의 직원만 고용하고 있던 2010년 당시 일본에서는 956명을 고용하며 일자리를 지속 늘려왔다.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현재 중국에서 1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국내 고용 수치 대비 20배 많다. 

또한, 애플이 공개한 간접고용 수치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애플은 협력업체를 통해 약 12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10만명 이상의 채용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근거로 제시한 기업은 △포스코 △풍산 △영풍전자 △넷마블 △카카오뱅크 △젤리버스 등이다. 

애플은 이들 기업이 고용하고 있는 직원까지 “애플 협력업체로 창출된 일자리”라고 명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산술 근거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애플의 발표에 대해 “기적의 계산법”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이 고용하는 일자리 형태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질 좋은 일자리’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사람인 홈페이지
애플이 고용하는 일자리 형태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질 좋은 일자리’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사람인 홈페이지

또한, 애플이 고용하는 일자리 형태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질 좋은 일자리’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 애플은 정규직 외에도 계약직, 파트타임 등의 형태로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코리아는 단순 고용 수치만 공개했다”며 “그들이 정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면 그들이 고용하는 형태가 정규직인지 계약직인지 또 그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공개하는 것이 맞다. 고용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고용 형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