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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슈&팩트 (87)] 조국 청문회, 9월에 열면 불법일까
2019. 08. 27 by 은진 기자 jin9eun@sisaweek.com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사무실 로비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치고 승강기를 탑승하고 있다. / 뉴시스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사무실 로비에서 입장을 발표를 마치고 승강기를 탑승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날짜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청문회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단은 내달 2일과 3일 양일간 열기로 합의했지만, 조 후보자 임명을 찬성하는 일부 여권 지지층 사이에선 “9월 초 청문회는 법적 기한을 어긴 것”이라는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 인사청문회법, 청문회 법적 시한 9월 2일까지로 규정

조 후보자 청문회를 8월 안에 마쳐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간사단의 합의를 수용하고 9월 2~3일 양일간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일부 네티즌은 민주당 공식 SNS에 “법정기한을 넘기는 불법 청문회에 공조했다” “청문회 법정기한은 8월”이라는 항의성 글을 남겼다.

당초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내달 2일까지 모든 청문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주말을 감안해 사실상 오는 30일까지 조 후보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심지어 이인영 원내대표가 직접 법사위 간사단의 합의안에 대해 “법적 시한을 넘기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9월 2∼3일에 청문회를 치르기로 합의한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선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규정이 담긴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문회 법적 시한은 내달 2일까지다. 결론적으로 조 후보자 청문회는 9월 3일에도 열리기 때문에 법적 시한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인사청문회법이 정한 청문회 기간>

제6조(임명동의안등의 회부등)

국회는 임명동의안등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그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③부득이한 사유로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치지 못하여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한 경우에 대통령은 제2항에 따른 기간의 다음날부터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하여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여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할 수 있다.

④제3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 이내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국회가 송부하지 아니한 경우에 대통령은 임명 또는 지명할 수 있다.

제9조(위원회의 활동기간등) ①위원회는 임명동의안등이 회부된 날부터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치되, 인사청문회의 기간은 3일이내로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인사청문회를 그 기간 이내에 마치지 못하여 제6조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기간이 정하여진 때에는 그 연장된 기간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됐고,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사위에는 16일에 넘어왔다. 제9조 ‘위원회에 회부된 날로부터 15일 이내 인사청문회를 마치되’라는 문구에 따르면 16일로부터 15일 이내인 오는 30일에는 청문회가 열려야 한다. 제6조 2항의 ‘국회에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라는 규정에 따르면 9월 2일까지가 청문회 개최 법적 시한이 된다.

하지만 여야는 9월 2일과 3일 이틀 모두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법적 시한 준수’를 주장했던 민주당도 약간의 유감 표명은 있었으나, 법사위 간사단 합의를 존중하기로 했다. 이유는 국회의 ‘상임위 중심주의’라는 특수성이다. 청문회 소관 상임위 내에서 합의된 사안을 존중해왔던 그동안의 관행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무엇보다 청문회를 통해서 조 후보자에 대한 얘기를 할 필요가 있겠다는 것을 법사위 송기헌 간사가 설명을 했고 원칙주의 측면에서 (9월 3일 안을) 받는 게 낫겠다고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30~31일을 제안하고 여러 제안을 했지만 (자유한국당이) 2~3일 아니면 받을 수 없겠다고 하는 게 있었고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이 있기 때문에 상임위에서 정한대로 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9월 2~3일 청문회를 제안한 한국당은 “국회 관행적으로 법적 시한 이후에 청문회가 열렸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 이후 인사청문회가 법적 시한 이후에 실시한 사례는 모두 9건이었다. 인사청문회법의 입법 취지가 국회의 관행 앞에 사실상 무력화된 셈이다.

인사청문회법은 규정된 청문회 기한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별도의 처벌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단 여야가 명시된 기한까지 청문회 일정을 잡지 못한다면 대통령이 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여야가 ‘극적합의’를 이루거나 대통령이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등 예외의 상황이 생길 경우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