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그룹의 계열사인 아사히글라스가 한국법인 중 하나인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을 정리한다. 사진은 구미산업단지 전경 /뉴시스·구미시청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일본 미쓰비시그룹의 계열사인 아사히글라스가 한국법인 중 하나인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을 정리한다. 일각에선 최근 한일 갈등이 영향이 미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냈지만 회사 측은 “경영상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산업계에 따르면 일본 아사히글라스 한국법인인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은 내년 초까지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경북도청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구미산업단지에 있는 설비를 없애고 내년 1월까지 공장 터 6만6,000㎡를 원상 복구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사는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용 특수유리기판 제조업체다. 2006년 외국인투자기업으로 구미에 진출해 토지를 무상으로 받고 법인세와 지방세 감면 혜택을 받은 바 있다. 

아사히글라스 측은 더 이상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은 2015년부터 공장 가능이 중단된 상태다. 2010년까지만 해도 연간 매출이 2,262억원에 달했지만 공장 가동 중단으로 최근 몇 년간 매출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0원’으로 잡혔다. 

회사 측은 새로운 사업을 찾고자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아사히글라스 한국법인 관계자는 “2015년 PDP 유리기판 제조를 중단한 뒤, 다른 사업을 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더 이상 법인과 공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 철수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한일관계 악화 상황도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됐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후 국내에선 일본기업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태다. 특히 아사히글라스는 전범기업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더욱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앞서 2012년 국무총리 산하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아사히글라스를 전범기업 명단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한국 아사히글라스 측은 “경영상 문제로 사업 철수가 오래 전부터 논의돼왔다”며 “최근 한일관계 이슈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LCD용 글라스를 생산하는 나머지 한국법인은 정상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사히글라스는 한국에서 LCD용 글라스를 생산하는 법인인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노코리아(이하 아시히글라스 화인테크노)를 운영 중이다. 이 회사 역시 어수선한 상황이다. 사내 하청업체 해고 근로자들과 수년째 갈등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노의 사내 하청업체 GTS 근로자 178명은 2015년 6월 해고를 통보받았다. 이들은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노가 노조결성을 이유로 해고했다며 반발했다. 이후 불법파견과 부당노동행위를 제기하며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구미지청에 본사를 고소했다. 이후 구미지청은 조사를 거쳐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노의 불법 파견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직접 고용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아사히글라스 측은 구미지청의 시정명령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해고 근로자 23명은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노를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사히글라스 화인테크노 측이 항소하면서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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