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개최된 대외경제장관회의에 나란히 참석했던 김현종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좌)과 강경화 외교부장관. /뉴시스
지난해 12월 개최된 대외경제장관회의에 나란히 참석했던 김현종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좌)과 강경화 외교부장관.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 사이 언쟁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 청와대가 진화에 나섰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심각한 것이 아니었으며, 지금도 외교부와 안보실은 활발한 논의와 협의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게 골자다.

17일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외교부와 안보실 사이 서로 충돌을 한다든지 갈등이 심하거나 그렇진 않다”며 “기사를 보고 너무 확대해석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을 하다보면 조금씩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보도처럼 서로 의견이 크게 달라서 같이 일할 수 없는 정도의 사안은 전혀 아니다”며 “지금도 외교부와 안보실 사이 협의와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외교부는 안보실 없이, 안보실은 외교부 없이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경화 장관과 김현종 차장의 갈등설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불거졌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먼저 김 차장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이 분은 정무적 외교 전문가가 아니고 변호사 출신 통상 전문가로 한 마디로 표현하면 리스키(위험한)한 인물로 평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진석 의원은 “지난 4월 김 차장과 다툰 일이 있지 않느냐. 문 대통령 순방 당시 김 차장이 외교부 직원을 불러다 혼내고 강 장관과 싸우다가 말미에는 영어로 싸웠다는 말도 있다. 보도로도 나온 내용”이라고 넌지시 물었다. 이에 강 장관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갈등설이 본격화된 바 있다. 외교안보 라인 핵심인물들의 갈등이 공식화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여기에 더해 정 의원은 “요즘 외교관 사이에서 강 장관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후임 장관으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올까봐 그렇다”고 갈등설을 부추겼고, 강 장관은 쓴웃음을 질 수밖에 없었다.

외교가 안팎에서 전해진 바에 따르면, 강 장관과 김 차장의 언쟁은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국 순방 때 벌어졌다. 김 차장이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당 직원을 야단치자 강 장관이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맞받아쳤다는 것이다. 우리말로 다투던 두 사람은 막판에는 영어까지 사용했다고 한다. 김 차장의 경우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는 등 영어가 우리말 보다 더 유창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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