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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선언 1주년] 적대행위 종식 의의… 북미관계 종속 과제
[9·19선언 1주년] 적대행위 종식 의의… 북미관계 종속 과제
  • 정계성 기자
  • 승인 2019.09.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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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함께 백두산 정상에 올랐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뉴시스
지난해 9월 함께 백두산 정상에 올랐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9.19 남북공동성명에 사인한지 정확히 1년이 흘렀다. 당시만 해도 4.27 판문점 정상회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남북 간 화해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한반도 평화가 성큼 다가오는 듯했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대부분의 진행상황이 멈췄고, 9.19 선언의 정신까지 퇴색될 위기에 있다.

엄중한 분위기를 감안한 듯 9.19공동선언 1주년 행사도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경기도 파주와 연천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장소도 당초 예정된 파주가 아닌 서울에서 개최키로 변경했다. 평화열차 퍼포먼스와 음악회 등의 행사도 불가피하게 취소될 수밖에 없었다. 18일 오후 기준, 청와대나 민주당 모두 9.19 선언 1주년과 관련해 어떠한 메시지나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로 올스톱

물론 9.19 공동선언의 성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핵심 내용 중 하나였던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은 현 시점까지는 잘 지켜지고 있다는 평가다. JSA 비무장화와 DMZ 내 GP 시범철수가 이뤄졌고, 특히 우리 군은 물론이고 북한 역시 완충구역 내에서 훈련 등을 일체 시행하지 않는 등 상호적대행위 전면중지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현재까지 양측 모두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18일 취재진과 만난 국방부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의 충실한 이행으로 상호 적대행위가 전면 중지됨에 따라 이 지역의 긴장완화, 신뢰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한반도 전쟁위험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1953년 7월 정전협정체결 이후 이렇게 긴 기간동안 접경지역 일대 군사적 긴장사항이 없고 안정적으로 관리된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9.19 선언의 모든 것이 사실상 중단상태다. 군사공동위원회 등을 통한 대화가 중단됐고, DMZ 공동유해발굴도 우리 측만 부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반발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시험발사를 수차례 진행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접경지역에서의 적대행위 금지는 지켜지고 있다지만,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살얼음 상황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민간부문 교류확대도 추가로 진척된 것이 거의 없다. 합의서 2조 1항에 따라 지난해 남북 양측은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을 공동 조사하고 개성 판문역에서 착공식을 개최했으나 거기까지였다. 기본계획이나 정밀조사, 설계 등 후속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의지를 보인 사업이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반대하면서 뜻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인도적 협력 역시 대북제재 등의 제약으로 쉽지 않았다. 타미플루 대북 지원사업은 운송수단이 대북제재 사항에 걸리면서 끝내 전달되지 못했고,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는 논의 시작단계에서 멈췄다. 그간 청와대는 “남북관계 발전이 북미관계 개선을 견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현실적으로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 한 발 물러나 북미대화 지원에 방점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판문점에서 전격 회동한 남북미 정상들. /뉴시스-노동신문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판문점에서 전격 회동한 남북미 정상들. /뉴시스-노동신문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전략에 일부 수정이 예상된다. 섣불리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거나 비핵화 협상을 앞장서서 이끄는 대신, 북미대화 상황에 맞춰 서포트를 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라는 궁극적 목표는 변화가 없지만, 접근 방식이 다른 셈이다. 지난해 9.19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문 대통령은 비핵화 방법론의 하나로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 방안’을 도출하고 이를 미국에 제시하는데 성공했으나,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018년의 경험과 평화 프로세스 특성으로 볼 때,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서로 긍정적으로 보완 역할을 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견인한다’는 입장에서 다소 변화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도 ‘북미대화’를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있다. 오는 17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리는 74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북미대화를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를 적극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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