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45호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회의에 앞서 이채익(오른쪽) 행정안전위원회 한국당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45호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회의에 앞서 이채익(오른쪽) 행정안전위원회 한국당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자유한국당 일각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관련 보도가 조국 법무부 장관 이슈를 덮기 위한 ‘물타기용’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공개한 날짜가 조 장관 비판 시국선언이 이뤄진 날과 같은 날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은 전국 대학교수 3,396명이 조국 교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한 당일에 경기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를 국민에게 공개한 것이 과연 우연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 모임’은 19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장관이 아니라 사회 정의를 세우고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라”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시각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언론 브리핑을 진행했는데, 조 장관 규탄 시국선언을 덮기 위해 경찰이 일정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시국선언보다 한 시간 가량 앞선 시각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언론 브리핑을 했다. ‘용의자를 확인해달라’는 기자 질문에는 수사 초기 단계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고 유력 용의자가 혐의를 부인했다는 발언도 했다. 경찰이 유력 용의자를 당당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와중에 하루 전 언론 브리핑까지 대대적으로 하겠다고 (예고)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국선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아닌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경찰청 내부에서도 브리핑 예고한 것, 경찰청이 확인하지 않은 부분을 브리핑한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매우 의아하다는 반응”이라고 했다. 또 “본 의원실에서 경찰청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DNA 확인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했다”며 “종합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수사상황을 언론에 왜 허둥지둥 공개했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이 의원은 “본 의원은 시국선언 이슈를 덮기 위해 부랴부랴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 상황을 발표한 것이 아닌지 국정감사를 통해 확인하겠다”고 했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국 이슈를 덮기 위한 물타기용으로 급조된 정책이나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경찰도 이와 전혀 무관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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