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운 DB생명 사장이 수익 강화라는 숙제를 마주하게 됐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태운 DB생명 대표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최근 3년간 순이익 성적표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성적표도 부진했다. 여기에 업계 꼴찌 수준인 지급여력(RBC) 비율 개선 숙제까지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어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 쪼그라드는 실적… 상반기 순익도 반토막 

이 대표는 2014년 8월 DB생명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2017년 8월 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올해로 5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부임 이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일궈내며 주목을 받은 인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생명의 2015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499억원으로 전년(186억원) 대비 대폭 상승한 바 있다. 영업이익도 2014년 288억원에서 2015년 535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16년에도 DB생명은 영업이익 500억원 이상을 돌파했다. 이같은 실적을 토대로 그는 연임에 성공했다. 

그런데 연임 이후 경영 성적표는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최근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DB생명의 연결 순이익은 2015년 500억원 수준까지 치솟은 뒤, 2016년엔 386억원으로 낮아졌다. 그리고 이 대표가 연임한 해인 2017년엔 313억원으로 내려갔고, 지난해엔 26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7년 399억원, 2018년 350억원 수준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결실적 뿐 아니라 개별실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실적도 이익 감소는 지속됐다. 올 상반기 DB생명의 순이익은 전년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낮아졌다. DB생명의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별도기준 순이익은 145억원으로,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DB생명 관계자는 “올해에는 보험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안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 판매했던 상품이 만기가 돌아오면서 보험금이 많이 나갔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상반기 채권매각이 반영돼 이익이 증가했던 것과 달리, 올해 상반기엔 관련 이익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이익 감소에 대해선 “하반기 투자손익이 좋지 않았던 것이 영향이 미친 것 보인다”고 전했다.  

◇ 남은 임기 1년… 반전 가능할까  

문제는 앞으로의 업황 전망도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보험업계는 저금리 장기화로 자산운용 수익률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에 대비해 사업모델 변화와 건전성 관리를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재무건전성 관리를 위한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DB생명도 이 과제에 짓눌려 있다. DB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업계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다. 6월말 기준 DB생명의 RBC 비율은 188.7%를 기록했다. 

RBC 비율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당국은 RBC 비율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DB생명의 RBC 비율은 권고치를 넘어섰다. DB생명 관계자는 “RBC 비율이 당국의 권고치를 넘어선 상태이기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IFRS17 도입을 대비해 RBC 비율을 크게 올려 관리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안심할만한 처지는 아니다. 현재 국내 보험사 대부분은 200% 이상으로 RBC 비율을 올려놓은 상태다. 6월말 기준 생보업계 평균 RBC 비율은 296.1%를 기록했다. DB생명은 DGB생명과 함께 RBC 비율 순위에서 생보업계 동반 꼴찌를 기록했다. DB생명은 그간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확충에 힘써왔다. 그 결과 소폭이나마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모습이다.  DB생명은 현재까지 추가적인 자본확충 계획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장인 이태운 대표의 어깨도 무겁다. 특히 임기가 1년 남짓 남았다는 점에서 고민이 더욱 깊을 전망이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 27일 만료된다. 남은 임기 안에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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