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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의 문예노트] 김태형 교수의 신간 ‘인도-파키스탄 분쟁의 이해’에 담긴 함의는?
[하도겸의 문예노트] 김태형 교수의 신간 ‘인도-파키스탄 분쟁의 이해’에 담긴 함의는?
  • 하도겸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0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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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칼럼니스트
하도겸 칼럼니스트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에서는 방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대한 환영행사, ‘하우디 모디(Howdy Modiㆍ‘안녕하십니까 모디’)’가 열렸다. 모디는 인도이주비경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급진적 이슬람 극단주의를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시간 행사장 밖에선 미국인들이 다수 포함된 ‘아디오스 모디(Adios Modi·모디는 이제 떠나라)’라는 시위를 열렸다. 이들은 힌두극우정부가 최근 카슈미르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한 건 물론, 극우 자경단이 무슬림, 달리트(불가촉천민), 시크교인 등 소수자나 하층 커뮤니티를 상대로 자행하는 폭력 사태 급증 현상을 비판했다. 모디는 재집권에 성공했으나, 인도 내 소수자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공공의 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얼마전에도 잠무 카슈미르의 중심 도시인 스리나가르 시내에서도 수류탄 공격이 발생했다. 스리나가르는 인도 델리에서 ‘오래된 미래’ 라닥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잡은 호수의 도시이다. 우리 외교부에는 해외여행 관련해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철수권고 지역이다. 잠무 카슈미르는 이슬람교도가 주민의 70% 이상을 차지해 독립 혹은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요구하는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라닥의 레로 향하던 중 스리나가르 호수 위 수상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끊이지 않는 대포 소리와 창문밖 불빛으로 잠 못 이룬 동행이 생각난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을 보면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왜 인도 아대륙이 영국의 오랜 식민지에서 독립을 쟁취할 때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할 독립(partition)했어야 하는가다. 그 이유는 석연치 않고, 그 과정은 너무나 파괴적이었으며, 그 결과는 지금도 지속되는 적대와 반목이기에 이러한 분할 독립에 이르게 되는 상황에 대한 이해가 인도-파키스탄 간의 갈등과 대결 이해에 필수적이라고 신간, ‘인도-파키스탄 분쟁의 이해 - 신현실주의 이론으로 바라보는 양국의 핵개발과 안보전략 변화’(서강학술총서 115권)에서 김태형 숭실대 교수는 밝히고 있다.

‘인도 파키스탄 분쟁의 이해- - 신현실주의 이론으로 바라보는 양국의 핵개발과 안보전략 변화’ / 저자 김태형 / 서강대학교출판부
‘인도 파키스탄 분쟁의 이해- - 신현실주의 이론으로 바라보는 양국의 핵개발과 안보전략 변화’ / 저자 김태형 / 서강대학교출판부

다른 하나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각각 핵무기를 보유한 이후 자국의 안보전략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이다. 이제까지 쏟아져 나온 수많은 핵확산, 핵전략, 핵억지 저서들을 종합해 보면 인도와 파키스탄의 사례는 일반적인 듯하면서도 나름의 독특한 게임의 방법을 발전시켜 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인도-파키스탄 간의 실제 핵무기 관련 대립과 작용/반작용의 심화를 살펴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핵무기를 보유한 라이벌 관계의 국가들이 상대방의 핵무기 사용을 억지하려 한다면 무엇이 최상의 전략인가?’라는 김 교수의 고민은 우리의 남북 대치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의 대응이 북한의 핵, 미사일 등 군사력 자산을 제거하는 대군사목표 공격을 목표로 하면서 확전지배를 추구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북핵 대응에는 단호함 못지 않게 신중함과 냉정함이 요구되는 것이다. 단호하고 확실한 응징 억지가 지나쳐 안보딜레마를 악화시키고 위기 안정성을 저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강력한 제재와 확고한 군사적 대비태세 구축과 함게 정기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한 관계 회복, 오인 방지, 점진적 신뢰구축에 노력하는 것이 오히려 상호 억지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냉정시대의 사례가 인도-파키스탄을 거쳐 우리에게 주는 교훈일 것이다.

어느 시대나 우리 인간들은 어리석음을 자신의 그림자처럼 발밑에 끌고 다닌다. 무지와 억지와 속임수로 검게 젖어 있는 이 그림자 밑에서 인류는 신음한다. 김태형 교수의 신간은 그런 무지에 의한 고통의 바다를 밝히는 지혜를 담은 또 하나의 등불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의 남북 관계까지 조명하는 그의 탁견이 참으로 고맙다.

※ 김태형은 1969년에 태어나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켄터키 대학교에서 한국안보정책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Daemen College에서 5년 간 조교수로 지낸 후 2011년 가을부터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국제정치를 담당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동북아 안보, 핵억지 전략, 비강대국 외교정책 등이며, ‘국제관계학:인간과 세계 그리고 정치(공저)’, ‘신중견국 이란 대외관계의 구조적 메커니즘과 경제발전전략(공저)’을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