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용자가 늘고 있는 전동휠에서 중대한 안전상 하자가 발생할 경우 판매자도 환급 책임이 있다는 조정 결정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7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 시립국제수영장에서 경찰이 전동휠을 타고 순찰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최근 이용자가 늘고 있는 전동휠에서 중대한 안전상 하자가 발생할 경우 판매자도 환급 책임이 있다는 조정 결정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7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 시립국제수영장에서 경찰이 전동휠을 타고 순찰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함.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 30대 남성 A씨는 지난 2017년 11월 소셜커머스를 통해 B사로부터 전동휠을 구입해 사용하던 중 4개월 뒤 배터리가 급속도로 방전되면서 운행이 중단되는 하자가 발생해 수리를 받았다. 이후 동일 하자가 재발하고 양 바퀴의 회전속도가 달라지는 등 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그러나 B사는 전동휠을 제조한 회사가 도산했다는 이유로 수리를 거부했다. 이에 A씨는 전동휠 구입대금의 환급을 요구했다.

최근 전동킥보드, 전동휠과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Personal Mobility)의 이용이 증가하면서 관련 소비자 분쟁도 다발하고 있다. 개인형 이동수단 증가로 안전관리 강화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전동휠에 안전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 제조사가 도산했더라도 판매자가 구입대금을 환급해야 한다는 조정 결정이 나와 주목된다.

7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배터리가 급속도로 방전되는 전동휠의 구입대금 환급 요구’ 사건에서 배터리 하자는 전동휠 구매계약의 목적인 ‘안전한 운행’을 달성할 수 없는 중대한 하자이므로 제조사가 도산했더라도 판매자가 구입대금을 환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해당 사건에서 전동휠을 판매한 B사는 품질보증책임이 있는 제조사가 도산했으므로 수리가 불가하며 제조사를 대신해 구입대금을 환급할 의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생각은 달랐다. 전동휠과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의 배터리가 급속도로 방전되는 것은 이용자의 생명, 신체에 심각한 위험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배터리를 수리한지 한 달여 만에 하자가 재발했고, 제조사가 도산했다는 이유만으로 판매자의 하자담보책임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므로 B사는 판매사로서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을 지고 A씨에게 구입대금을 환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조정 결정은 개인형 이동수단의 급증에 따라 이용자의 안전에 관한 법적 기준의 재정비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안전에 관한 판매자들의 책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앞으로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정 결정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분야의 소비자 이슈 및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건전한 시장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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