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안진걸이 간다
시사위크-민생경제연구소 공동기획
[안진걸이 간다㉘-상] 프랜차이즈 질적 성장 “상생에 답 있다” 
2019. 10. 11 by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소처럼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살림살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갑은 갈수록 얇아지는 듯하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민생 경제’ 위기는 단 한 가지 원인으로 귀결될 수 없다. 다양한 구조적인 문제들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 중에는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각종 불공정한 시스템도 중심축 역할을 한다. <본지>는 시민활동가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과 주요 민생 이슈를 살펴보고, 이 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을 생각해야 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말이다. [편집자주]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왼쪽)과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이 프랜차이즈 업계의 상생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최근 몇 년간 프랜차이즈 시장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과당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불공정 거래 관행, 갑질 등 각종 부정적인 이슈가 업계를 흔들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도 대립도 이어졌다. 하지만 혼란이 나쁜 효과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구조적 시스템 개혁에 나서는 계기가 됐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대화를 통해 상생 모델을 발굴하는 사례도 나왔다. 

◇ 프랜차이즈 갑질로만 얼룩?… “상생 사례도 많아”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이런 긍정적인 변화도 우리 사회가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가맹점주 권익 보호와 상생 협력 모델 발굴에 힘써온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파리바게뜨 전 가맹점주 협회장)의 생각도 같았다. 기자는 안 소장과 함께 이 의장을 만나 그 의미를 짚어봤다.  

7일 오후 7시경, 기자는 이 의장이 서울 수서역 인근에서 운영하고 있는 파리바게뜨 매장을 찾았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프랜차이즈 상생 모범 기업 표창’ 기획안부터 보여줬다. 이 의장은 “몇 년동안 가맹점주 협의회 활동을 하면서 비판하는 일만 해온 것 같다”며 “하지만 사실 모범적인 상생 사례를 보이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이를 칭찬하고 알리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여, 준비했다”고 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표창을 추진한 상생 모범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정관장’과 ‘튼튼영어베이비리그’ 등 2곳이었다. 정관장 가맹 본부인 KGC인삼공사는 직영 온라인쇼핑몰(정몰)과 정관장 가맹점 간 연계를 통해 상생 협력 모델을 마련해 주목을 받아왔다. 

이 의장은 “최근 많은 온라인몰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가맹점들의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문제가 왔다”며 “KGC인삼공사는 이런 부담을 덜어주고자 온라인 매출을 오프라인 가맹점과 연계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말 공정위가 선정한 ‘상생협력 모범사례’로 뽑히기도 했다.

‘튼튼영어베이비리그’는 가맹점주들과 대화 노력이 높게 인정받았다. 이 의장은 “튼튼영어베이비리그는 교재 가격을 대폭 인상해 점주들의 부담이 전가될 우려가 있었다”라며 “이 때문에 처음에는 대리점주들과 마찰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대화를 거쳐 인상폭을 조정하는 등 갈등을 해소된 사례 중 하나”라고 전했다.  

다만 안타깝게도 ‘상생 모범기업 표창’ 사업은 5월경 추진하려고 했지만 현재 연기된 상황이다. 이 의장은 “공정거래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함께 진행하려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공정위원장이 교체되면서 계획을 제 때 추진하지 못했다”며 “최근 새 수장이 임명이 된 만큼 다시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광 의장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상생 사례 를 전파하는 일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시사위크

안 소장은 파리바게뜨의 상생 협력 과정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안 소장은 “파리바게뜨도 가맹본부와 점주가 꾸준히 대화해 상생협력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하나”라고 말했다. 

◇ “상생 사례 업계에 확산되길” 

이 의장은 2014년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협의회가 결성될 때부터 주축으로 참여했던 인사다. 이 의장은 “물론 처음부터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본사에선 상생 담당팀을 만들어 가맹점 협의회와 대화를 할려고 했다”며 “본사 담당 직원도 적극적으로 임해준 덕에 조금씩 상생협력안 협의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파리바게뜨는 최근 몇 년간 가맹점주 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여러차례 상생협력방안을 도출했다. 지난해엔 △필수물품 13% 축소와 일부 품목 공급가 인하 △신제품 가맹본부 마진율 최대 7% 축소 △영업시간 1시간 단축 등을 결정했다. 올 3월에도 가맹점주들이 공급받아야 하는 필수물품 비중을 추가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필수품목이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로 하여금 자신 또는 자신이 지정한 자로부터 물품 등을 구매할 것을 강제(권장)하는 품목을 말한다. 가맹점주들은 과도한 필수물품 구매에 그간 부담을 호소해왔다.

안 소장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점차 좋은 상생 사례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점주들의 노력, 프랜차이즈 전향적인 태도, 연대단체들의 결합이 시너지를 내온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의 상생 협력이 프랜차이즈 질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과연 상생 바람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로 확산될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