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0 20:40
[하도겸의 문예노트] 일상도구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도예작가 황선회
[하도겸의 문예노트] 일상도구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도예작가 황선회
  • 하도겸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1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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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칼럼니스트
하도겸 칼럼니스트

올해 개최된 ‘제1회 세계호예(壺藝)대회’는 중국 도자문화의 중요한 발원지이자 자사차호의 고향인 ‘이싱(宜興)’에서 진행되는 제10회 중국이싱국제도자문화예술제의 연계 행사다. IAC(유네스코산하 국제도예학회)와 중국 이싱시 인민정부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황선회 작가를 비롯한 우리나라 작가 12명의 작품이 본선에 진출했다.

‘일상을 담은 아름다운 차그릇’ 전시가 오는 16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단디에서 열린다. 경남 진주에서 활발한 작업활동을 하고 있는 황선회 도예가의 ‘황선회의 일상다구’전이 그것이다. 2005년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한 후 결혼하고 엄마가 되어 약 14년만의 인사동에서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자연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찬찬히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나의 차 도구 작업에 그 느낌들을 담아간다. 매일 새로운 자연의 모습을 마주하며 일렁이는 순간의 감흥들. 그날의 느낌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차를 즐기면 나의 평범한 일상은 특별한 순간이 된다.

다람쥐작가라고도 불리우는 중견작가 황선회는 그냥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이웃같은 푸근한 인품의 소유자이다. 며칠간의 여행을 함께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녀와 만나 잠시 차 한 잔을 마셔도 특유한 친화력으로 손님은 금방 친구가 되고 때로는 평생 가는 도반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사람들을 배려하고 조화를 이루는 성품은 그대로 그의 작품에 반영되는 듯하다. 지리산이 멀지 않은 진주 시골에서 도토리를 모으는 다람쥐의 일상이며, 자연의 모습들은 하나둘씩 모두 황 작가에게는 중요한 도예의 모티브가 된다. 남들은 너무 흔해서 스쳐지나가는 순간도 그녀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되어 다가와 작품 속의 소중한 인연으로 다시 태어나나 보다.

나는 두 아들을 키우며 엄마와 도예가로 분주히 살아가고 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찬찬히 바라보고 느끼며 시선이 머무는 자리에서 그때의 감성들을 작업 속에 담아가는 나의 매일이 참으로 즐겁고 감사하다. 작은 마당에 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면 마당에서 지인들과 뜰 차를 즐기기도 하고 비가 오는 어느 날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질 때는 작은 찻상에 차 도구를 간단히 챙겨들고 나와 빗소리를 들으며 차를 마시기도 한다. 여름에는 아이들과 물놀이 하러 갈때는 차 마시기 좋은 기분좋은 바위를 찾아 간단하게 자연속 찻자리를 펼치기도 한다. 풀 내음이 나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밤공기가 맑은 날에는 아이들과 함께 마당에서 달을 보며 차를 마시기도 한다.

황선회 작가의 ‘일상을 담은 아름다운 차그릇’ 전시가 오는 16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단디에서 열린다.  / 하도겸 제공
황선회 작가의 ‘일상을 담은 아름다운 차그릇’ 전시가 오는 16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단디에서 열린다. / 하도겸 제공

어제 열린 작은 개막식에서도 전업작가로서 오래 활동해 온 몇 안되는 여성인 그녀는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의 공백기를 남편의 외조로 넘었다고 고마워한다. 그리고 여러번 반복해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은 부모와 은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눈물을 훔친다. 각박한 시절. 모두가 잊어 가는 은혜들. 삶 속에서 그런 은혜에 대한 고마움을 잃지 않는 작가의 마음가짐은 그가 만든 차호의 뚜껑의 매듭처럼 늘 감사와 보은으로 매듭지어지는 듯하다. 그렇게 여성특유라기 보다는 그녀만의 특유한 감성으로 일상에서 접하는 자연은 그대로 차관이나 찻잔으로 삶의 의미를 부여받아 재탄생되고 있다.

도토리는 물론이고 감자, 복숭아, 매화 등의 꽃들과 그리고 풀잎들이 들어간 다관 등은 시골일상속에서 담아낸 자연을 닮은 차도구들의 일부일 따름이다. 초가집에 걸린 보름달은 물론, 개울가의 예쁜 조약돌까지 자연의 이미지는 작고 예쁘게 때로는 소박하고 수수하게 그러면서도 자유로운 선으로 정제하고 예술적으로 승화된다. 자연물의 이미지를 다양한 분청기법 등을 통해 차도구에 담아낸 그녀의 예술에는 아름다운 진주의 자연과 시골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

전시가 오는 16일(월)에 끝난다고 하니, 더 늦기전에 얼른 가서 다람쥐 차호에 차 한 잔 우리며 황선회 작가와 도토리를 줍듯이 찻잔을 드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야겠다.

※ 황선희 도예가는 단국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5회, 단체전 30여회 참여했다. ‘대한민국 올해의 명다기’에서 은상을, 대한민국 분청도자대전에서 장려상을, 경상남도 공예품경진대회에서 동상을, 김해 전국차그릇 공모대전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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